제33장
하도훈은 여전히 움직이지 않고 그녀가 자신의 입술에 닿도록 내버려 두었다. 가희가 어찌할 바를 모를 때
그는 눈을 내리깔고 두 사람만이 들을 수 있는 한마디를 물었다. “나를 유혹하는 거야?”
가희는 갑자기 산소가 부족하다고 느껴졌다. 두 사람 사이는 너무 가까웠다.
숨을 고르고 있는 그녀의 입술이 떨렸다.
“아니... 오빠에게 보답하고 싶어서 그래.”
하도훈의 눈빛은 차갑게 변했다. “내가 우지성을 돕지 않을 것 같아?”
가희는 지금 이 순간 숨이 막힐 것 같다는 생각만 들었다. 그녀는 하도훈이 우지성을 돕지 않을 거라는 생각은 하지 않았지만, 마음이 불안해서 이 사실을 확인하고 싶었다.
하도훈이 또 물었다. “우지성이 이 광경을 본다면 어떻게 생각하겠어?”
그 순간, 그의 한마디는 가희의 마음속 방어선을 완전히 무너뜨렸다. 애써 아무렇지 않은 척하던 그녀의 얼굴은 그의 얼굴 아래서 완전히 빛을 잃었다.
하도훈은 그녀를 내려다보며 그녀의 입가에 대고 물었다. “아무것도 모르면서 사람을 유혹하는 법을 배웠어?”
가희는 눈을 번쩍 뜨고 뒤로 물러나 숨을 고르며 낭패한 고양이처럼 울상을 지으며 말했다. “미안해, 난 오빠가 필요할 줄 알았어. 나도 오빠랑 언니를 위해 뭔가를 하고 싶었어, 빨리 아이를 가질 수 있으면 좋겠어.”
“여자애가 남자 때문에 자존심이나 이성을 잃으면 안 된다고 아빠가 얘기한 적 없어? ”
가희의 마지막 자존심도 땅에 떨어졌다. 그 말은 그녀의 마음에 완전히 상처를 입혔다. 아니, 아무도 그녀에게 그런 말을 한 적이 없다. 그녀가 어렸을 때부터 본 것은 아버지 진기천의 가깝지도 멀지도 않은 그런 모습뿐이었다.
그런 아버지가 어떻게 그녀에게 남성들 앞에서 그녀가 어떤 자세를 가져야 하는지 말할 수 있었을까?
가희의 얼굴에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워졌다. 그녀는 그의 앞에 서서 고개를 깊이 숙였다.
하도훈은 그녀의 귓가에 속삭였다. “잘 들어, 우지성은 내일 나올 수 있어. 내가 해결해야 할 일은 다 해결했어. 문제는 우지성이야, 나오고 싶지 않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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