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bfic
Open the Webfic App to read more wonderful content

제2장

가희는 온몸에 식은땀이 나는 것만 같았다. 다음날, 수업을 마친 가희가 물건을 정리하고 급히 학교를 나서려고 할 때, 뒤에서 그녀를 부르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가희야." 이 목소리를 들은 가희는 순간 몸이 경직되었다. 우지성이 바로 인파를 뚫고 그녀를 붙잡았다. "가희야, 왜 날 피하는 거야? 설명 좀 해봐, 우리 아무 문제 없었잖아, 왜 헤어지려고 하는 거야?!" 우지성은 아주 흥분된 상태였고, 이로 인해 많은 사람이 두 사람을 주목하게 되었다. 가희는 두려움에 떨고 있었고, 우지성을 바라보며 한마디도 할 수 없었다. 이 며칠 동안 우지성은 계속 가희를 찾고 있었고, 아무런 예고 없던 이별과 이별 후의 연락 두절로 갈피를 잡을 수 없었다. 분명 그렇게 달콤한 연인 사이였는데… 졸업 후 가희와 결혼할 생각까지 하고 있었는데… 왜 갑자기 이렇게 변해버린 걸까? "무슨 일이 생긴 거야? 가희야, 나한테 얘기해." 초조하게 물어보는 그를 바라보면서도, 가희는 한 마디도 대답할 수 없었다. 그녀는 격렬하게 그를 밀어내려고 했고, 그녀가 돌아서는 순간 우지성의 비명이 들려왔다. "가희야!" 차 한 대가 가희 앞에 급정거했고, 가희와 그 차 사이의 거리는 불과 1미터도 되지 않았다. 그 상황에 부닥친 가희는 눈이 휘둥그레졌다. 이때 가희 눈에 들어온 것은 하도훈의 얼굴이었다. 하도훈의 몸도 기사님이 급정거하는 바람에 갑작스레 앞으로 기울었고, 그가 다시 자리에 바로 앉은 이후에도 기사님은 눈 앞에 펼쳐진 광경에 놀라 바로 뒷좌석에 물었다. "하 대표님, 괜찮으세요?" 뒷좌석에 앉아 있던 하도훈은 뒤돌아 물어보는 기사님에게 별일 없다고 대답했다. 그리고 그의 시선은 차 앞에 서있는 여자에게 머물렀다. 가희? 그는 차 안에서 이마를 찡그린 채로, 차 앞에 서있는 사람을 한참이나 응시했다. 바로 그 순간, 긴장한 얼굴을 한 남자가 그의 시선에 들어왔다. "가희야, 괜찮아?" 가희는 여전히 멍한 상태로 차 안에 있는 하도훈을 뚫어져라 바라보았다. 시간이 좀 지나자, 주변에 지켜보는 사람들이 점점 더 많아졌고, 차 안에 있던 하도훈이 문을 열고 나왔다. 그가 나타나자 바로 주변 사람들의 이목을 끌었다. 그의 아우라는 너무나도 우월해서 아마 그 누구라도 무시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우지성은 차에서 내린 사람이 누군지 알아보지 못했고, 여전히 가희의 상태를 살피고 있었다. 이때, 하도훈이 가희 앞으로 다가와 그녀에게 물었다. "어디 다치진 않았지?" 가희는 정신을 바로 잡지 못한 상태로 하도훈을 응시하고 있었다. 그녀는 심지어 그가 차에서 내릴 것이라고도 예상하지 못했다. "도… 도훈 오빠." 우지성은 가희가 도훈 오빠라고 부르는 소리를 듣고도 무슨 영문인지 알 수 없어, 눈길을 하도훈 쪽으로 돌렸다. 하도훈이 우지성을 향해 손을 내밀며 말했다. "안녕, 하도훈이라고 해." 우지성은 이 이름을 들어본 적이 있다. 그는 가희 언니 진이나의 약혼자이자, 가희의 미래 형부였다. 우지성이 바로 답했다. "하 대표님, 안녕하세요." 우지성의 인사를 받은 후에도 하도훈의 표정에는 별다른 변화가 없었다. 그는 방금 두 사람이 어떤 상황에 있었는지 바로 알아차렸고, 가희를 바라보며 물었다. "어디 가려던 거야? 내가 데려다줄까?" 그는 여전히 그녀의 의견을 물어보았고, 그녀가 필요하지 않다고 대답하면 바로 그 자리를 떠날 생각이었다. 가희는 온몸이 떨리는 것만 같았고, 당장 그 자리를 떠나고 싶은 생각뿐이었다. 그녀는 생각조차 하지 않고 바로 대답했다. "네… 네…" 그녀는 목적지도 말하지 않은 채, 우지성의 손을 피해 차에 타려고 했다. 바로 눈치를 챈 우지성은 다시 가희를 붙잡으려고 했다. "가희야, 우리 얘기 좀 해, 얘기 좀 하자고, 응?" 우지성이 손을 내미는 순간, 하도훈의 손이 우지성의 앞을 가로막았다. "할 얘기 있으면, 두 사람 모두 침착해진 다음에 해, 지금 이 상황은 대화를 나누기에 적합한 상황이 아닌 것 같아." 우지성은 고개를 들고 그를 가로막고 있는 남자를 바라보며 말했다. "하 대표님, 전 정말 가희랑 할 얘기가 있어요." 우지성의 말에 하도훈은 차가운 표정을 짓고 말했다. "할 얘기 있어도 내일 해." 그는 우지성의 대답을 기다리지 않고, 가희를 보면서 얘기했다. "가자, 먼저 차에 타." 우지성은 여전히 가희를 잡으려고 했으나, 하도훈의 기사님에게 가로막혔다. 더이상 가희를 붙잡을 수 없게 된 우지성은 큰 소리로 외쳤다. "가희야!" 가희는 순간 또다시 멈칫했다. 차 밖에서 멈칫하는 그녀를 본 하도훈의 눈빛이 살짝 어두워졌다. 우지성의 부름에 가희는 잠깐 멈칫하다가 결국엔 차에 탔다. 차 안에서 가희는 하도훈의 옆에 앉았고, 기사님이 차에 탄 후, 하도훈은 시선을 거두고 기사님에게 말했다. "출발하세요." 기사님은 운전하여 가희의 학교 앞을 지나가고 있었고, 그 순간 우지성의 얼굴이 마침 창가를 스쳐 지나가고 있었다. 가희는 갑자기 누군가에게 펀치를 맞은 것처럼 가슴이 아파 숨조차 제대로 쉴 수 없었다. 하지만 그녀는 아무런 내색도 하지 않고 그저 뻣뻣하게 앉아 있었다. 그녀 옆에 앉아 있는 하도훈은 비록 눈빛으로는 그녀를 보고 있지 않았지만, 백미러에 머무른 그의 두 눈이 그녀의 기분을 그대로 읽고 있었다. 그녀는 극도로 고통스러웠으나, 극도로 자신의 감정을 숨기고 있었다. 하도훈도 표정이 갑자기 싱숭생숭해져서 백미러에서 시선을 거두었다. 차 안에서 드디어 그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남자친구야?" 대학교에 그녀가 아주 사랑하는 남자친구가 있다는 사실은 그도 알고 있었다. 가희는 머리가 어지러운 듯한 느낌이 들었고, 흐느끼는 듯한 목소리로 말했다. "지, 지금은 아니야." 그녀는 힘들게 이 말을 내뱉었다. "싸웠어?" 그가 다시 물었다. 가희는 솔직하게 대답했다. "우리 헤어졌어." 하도훈은 그녀의 대답을 듣고 한순간 침묵했다. 그는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았고, 헤어진 이유에 대해서도 묻지 않았다. 그는 줄곧 담담한 표정을 하고 있었는데, 마치 지붕 위에 쌓여 있는 눈 같아 그 밑에 도대체 뭐가 숨겨져 있는지 알 수 없었다. 가희는 울지 않았다. 그녀는 흰색 운동화를 신고, 청바지에 흰색 반팔을 입고 있었는데, 이는 전형적인 대학생의 옷차림이었다. 한창 생기발랄해야 할 시기에 그녀의 얼굴에서는 어떤 생기도 웃음기도 찾아볼 수가 없었다. 그녀는 마치 햇빛을 충분히 받지 못한 식물처럼 시들어버려, 우울하고 슬픈 색채를 띠고 있었다. 하도훈은 이별을 겪은 소녀를 위로해줬었던 경험이 없다. 한참 침묵하고 있던 그가 드디어 기사님에게 물었다. "사탕 있어요?" 기사님은 순간 사탕이 어디에 있는지 바로 기억나지 않았지만, 갑자기 며칠 전 하 대표님 친구 아이의 만월 잔치에서 사탕을 받아온 것이 기억나, 곧바로 하도훈에게 대답했다. "있습니다, 대표님." 기사님은 차량의 수납공간에서 아름답게 포장된 사탕을 꺼내어 조심스럽게 뒤로 전달했다. 하도훈은 사탕을 받아 손에 잠깐 쥐어보고는 그녀 앞으로 내밀었다. "대학 때 연애는 원래 이렇게 헤어지고 다시 만나고 하는 게 정상이야, 사탕 좀 먹어." 가희는 머리를 숙이고 있었고, 가슴을 잡고 있던 손에 힘이 좀 풀리면서 순간 멈칫했다. "네 언니는 기분이 안 좋을 때, 사탕 먹는 걸 좋아하더라고." 그녀를 마주하고 있을 때 그는 항상 덤덤한 표정을 하고 있었으나, 이 순간만큼은 보기 드물게 인내심과 부드러움을 보여주었다. 하지만 그의 인내심과 부드러움은 모두 언니 얘기를 할 때에만 나오는 것이라는 걸 가희는 잘 알고 있었다. 그녀는 그 사탕을 응시하고 있었고, 그 자리에 앉아 움직이지 않았다. "진이나가 나한테 네 얘기도 했었어, 너도 사탕을 좋아한다고 하더라고." 그녀는 결국 사탕을 받지 않았고 얼굴을 한편으로 비켜 더는 그를 바라보지 않았다. 그 모습은 참 고집스러워 보였으나, 또 어딘가 순둥순둥한 모습도 있었다.

© Webfic, All rights reserved

DIANZHONG TECHNOLOGY SINGAPORE PTE. LT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