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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8장

진가희의 말을 들은 하도훈이 다시 물었다. "왜 커피를 쏟은 거야? 무슨 일 있었어?" 하도훈이 그 말을 하며 진가희를 바라보며 그녀의 대답을 기다렸다. 진가희도 자신의 변명이 조금 이상하다고 생각했는지 잠시 고민하다 다시 말했다. "그냥 누가 조심하지 않아서 나한테 커피 쏟은 거야." 하도훈은 진가희의 그런 모습을 보며 그녀가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차리곤 조용하게 그녀를 바라봤다. 그러자 진가희가 이렇게 말했다. "오빠, 나 조금 힘들어서 쉬고 싶은데." 진가희는 방금 옷을 바꿔 입으려고 했다, 허지연이 새로 사준 옷이 조금 몸에 맞지 않기도 했고 옷이 데인 상처와 닿는 바람에 많이 아팠기 때문이다. 하지만 하도훈이 보기에 진가희의 행동은 무척 수상했다. 진가희는 고통스러워 더 이상 하도훈을 보지 않고 자신의 잠옷을 들고 욕실로 가 바꿔 입으려고 했다. 하지만 그녀가 움직이자마자 문 앞에 있던 하도훈이 다시 물었다. "결혼반지까지 빼고 누구랑 밥 먹으러 갔던 거야? 허운현? 걔가 네 손에 있는 반지 볼까 봐 무서워서?" 하도훈이 싸늘한 얼굴로 물었다. 진가희는 그 말을 듣자마자 동작을 멈추고 얼른 고개를 돌려 하도훈을 바라봤다. 그리고 고개를 돌리는 순간, 차가운 그 시선을 마주했다. "나 지연이랑 밥 먹으러 갔어." "허지연이랑 밥을 먹는데 옷 바꿔 입을 필요가 있어?" 하도훈의 표정은 여전히 담담했지만 두 눈은 싸늘했다. 그러던 그가 갑자기 방 안으로 들어서더니 진가희에게 한 걸음 한 걸음 다가갔다. 진가희는 방으로 들어서는 그를 보고도 움직이지 않았다. 한참을 진가희 앞에 서있던 하도훈이 물었다. "내가 말했지, 다른 누구랑 만나도 되는데 허운현만은 안 된다고 했던 거." 하도훈의 목소리는 지나치게 차갑지 않았다, 하지만 그가 지금 자신의 감정을 억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것을 보아낼 수 있었다. 싸늘한 눈빛은 여전했기 때문이다. 말을 마친 그가 잠시 생각하더니 다시 말했다. "지금은 예전이랑 많이 다르잖아, 그러니까 네 지금의 신분도 고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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