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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장

그저 농장 프로젝트를 담당하는 팀장일 뿐이라도 전례 없는 일이다. 비서가 뜸을 들이며 입을 열었다. "하 대표님, 이건 좀..." 하도훈이 우지성에게 이런 자리를 맡길 줄 몰랐던 진가희는 순간 숨 쉬는 것도 잊어버렸다. 하도훈은 담담하게 비서를 향해 명령했다. "연락해." 하도훈은 쉽게 이야기했다. 비서는 우지성을 조사해 봤는데 좋은 배경을 가지고 있지 않았다. 집은 시골에 있고 학교에서 성적이 출중하지만 바로 하성그룹 팀장의 자리에 앉기에는 신분이 충분하지 않았다. "하 대표님..." 비서는 여러 차례 다시 확인했다. 하도훈의 시선이 훑어보듯 향하자 비서는 결국 입을 다물었다. 진가희는 하도훈이 우지성에게 팀장 자리를 줄 것이라고 전혀 예상하지 못했기에 어떤 반응을 보여야 할지 몰랐다. 힐끔 진가희를 바라본 하도훈은 아무런 설명도 하지 않았고 설명할 필요도 느끼지 못했다. 진가희는 이미 마음속으로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진가희는 어떤 충동이 치밀어 올랐다. "지성이..." 하도훈이 진가희를 바라보았다. 진가희는 입술을 꾹 물고 결국엔 하려던 말을 멈추었다. 필요 없다고 말하고 싶었지만 우지성에게 이런 기회가 필요하다는 것을 진가희는 잘 알고 있다. 우지성에게는 필요하다... 진가희가 말하지 않아도 하도훈은 그녀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짐작이 되었고 그녀가 받아들였다는 것도 알았다. 하도훈은 비서를 향해 말했다. "좀 돌아다녀 보자." 진가희도 자연스럽게 하도훈의 뒤를 따랐다. 그들은 농장을 돌아다녔다. 도중에 농장에서 일하는 직원이 하도훈을 알아보고 앞을 막아서며 물었다. "하도훈 씨예요?" 하씨 집안은 강남에서 대부호 자산가이다. 매년 강남에서 교육 자선 기부를 하는 선두주자이기에 하씨 집안을 모르는 사람이 없다. 이 농장이 하씨 집안에 떨어진 순간부터 이곳에 살고 있던 주민들은 언제 내쫓길까 항상 전전긍긍했다. 뜻밖에도 쫓겨나긴커녕 농장에서 일자리를 배정받았다. 듣기로는 하도훈의 결정이라고 했다. 그래서 농장의 사람들은 하씨 집안을 뼛속 깊이 존경했다. 하도훈은 미소 지으며 대답했다. "네." 주민이 열성적으로 체리 한 바구니를 하도훈에게 건넸다. "이건 저희 집에서 키운 체리예요. 농약을 뿌리지 않아서 신선하니까 가져가서 맛보세요." 하도훈은 주민을 향해 감사 인사를 전했다. "고마워요." 직접 주민에게서 체리 바구니를 받아 든 하도훈은 체리 하나를 들어 올려 살펴보았다. 고고한 하도훈의 모습에 익숙한 진가희는 이런 하도훈을 보는 것이 처음이었다. 그가 체리 바구니를 받을 것이라고 생각도 하지 못했다. 주민은 흥분한 기색으로 하도훈을 향해 연신 감사의 말을 전했다. 하도훈은 온화하게 하나하나 응답했다. 주민이 떠나고 하도훈은 체리를 진가희에게 건네며 그녀가 거절하기도 전에 먼저 입을 열었다. "계속 걷자." 진가희는 품에 붉은 체리 한 바구니를 안은 채 멍하니 있다가 뒤쫓아갔다. ... 저녁이 되어 두 사람은 서로를 껴안았다. 하도훈은 진가희의 어깨에 얼굴을 묻었다. 진가희는 계속 알 수 없는 공포감에 휩싸여 있었다. 진가희는 하도훈의 품에 일초라도 안겨있고 싶지 않았다. 그녀의 감정을 알고 있는 하도훈은 그녀를 놓아주었다. 진가희는 옆에 앉아 옷으로 몸을 가렸다. 하도훈이 차 내부의 전등을 켜자 어두운 차 안에 흐릿한 빛이 비쳤다. 하도훈은 진가희를 힐끔 바라보았다. 내리깐 눈꺼풀 아래로 그림자가 드리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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