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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4장

가희는 마음속으로는 두렵고 긴장했다. 허운현의 주목을 받은 그녀는 살짝 뒤로 물러서서 그와 거리를 두었다. 다행히 허운현은 다른 사람의 일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 아니라 가희를 보고도 못 본 척하며 다시 평정을 되찾았다. 소운하는 이 장면의 조화를 유지하려는 듯 가희에게 말했다. “가희야, 가서 운현에게 술을 한 잔 주렴.” 갑자기 호명된 가희는 다시 한번 몸을 떨었고, 소운하가 자신을 부르고 있다는 것을 알아차리고는 황급히 달려가 술 한 잔을 들고 허운현 앞에 내놓았다. 하지만 그러는 동안 가희는 고개를 숙이고 감히 그를 쳐다보지 못했다. 허운현은 술잔을 건네받으며 가희를 힐끗 쳐다봤지만 별로 내색을 하지 않았다. 사실 사람들은 모두 가희의 정체를 의심하고 있었다. 소운하는 사람들에게 소개하지 않고 있다가 가희가 허운현에게 술을 권하는 기회를 빌려 자리에 있던 사람들에게 말했다. “우리 며느리, 가희입니다.” 할머니의 친한 친구와, 친한 친구가 데리고 온 가족들은 모두 깜짝 놀라며 하씨 가의 여주인이 언제 바뀌었을까 생각했다. 그들 모두 하도훈과 진이나가 이미 파혼했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여주인이 이렇게 빨리 바뀔 줄은 몰랐다. 이 소식을 들은 허운현도 살짝 눈살을 찌푸리며 진이나의 동생이 왜 하씨 집안의 며느리가 되었을까 하고 의아했다. ‘이게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이지?’ 허운현은 가희를 힐끗 바라보았다. 가희의 손이 떨리고 있었는데, 그녀는 소운하가 이렇게 자신을 소개할 줄은 상상도 못 했다. 그것도 허운현 앞에서 말이다. 가희가 허운현을 안다는 사실을 모르는 소운하였다. 곧 이 소식을 들은 사람들은 어리둥절했지만 소운하가 모든 사람에게 술을 갖다 드리라고 직접 며느리에게 말하는 것을 보고 웃으며 인사를 건넸다. “축하해요.” 소운하는 활짝 웃으며 그녀들의 축하를 받았지만 허운현만 슬그머니 가희에게서 시선을 뗐다. 그 후, 연회는 예전의 열기를 되찾았고 가희는 여전히 소운하를 따라 인사를 했다. 하지만 진영순은 기분이 좋지 않았다. 허운현이 다녀간 후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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