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4장
주경민은 믿을 수 없다는 듯 그녀를 바라보았다.
“날 쫓아내려는 거야?”
심자영은 그의 시선을 피하며 말했다.
“그렇게 이해해도 돼.”
그녀는 말을 마치고 찬장으로 가서 그릇과 젓가락을 꺼내 식탁 위에 놓고 뒤를 돌아보았다.
주경민은 여전히 제자리에 서 있었다.
“빨리 와서 밥 먹어. 어두워지면 길이 위험해.”
주경민은 그녀가 전혀 농담을 하는 것 같지 않다는 것을 보며 마음이 점점 가라앉았다.
이 순간 그는 심자영을 너무 잘 알고 있다는 사실이 싫어졌다.
그녀의 말은 진심이고 돌이킬 여지가 없었다.
예전에는 심자영이 다른 사람들에게 이렇게 단호하고 마음이 약하지 않은 것이 오히려 감정적으로 상처를 받을 일이 없다고 생각해 좋게 여겼지만 정작 자기한테 닥치자 그제야 그 고통을 깨닫게 되었다.
주경민은 쓴웃음을 지으며 부엌에서 나갔다.
창문을 통해 곧 비가 내릴 것 같은 어두운 하늘을 보며 눈에 잠시 감정이 차올랐다.
“그래, 일단 밥 먹자.”
주경민은 순순히 식탁에 앉아 자연스럽게 그녀에게 국을 떠주고 반찬을 올려주며 더는 이곳에 계속 머물겠다거나 심자영과 함께 돌아가자는 말을 꺼내지 않았다.
심자영은 주경민의 태도 변화가 이상하다고 느꼈지만 결국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렇게 두 사람은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조화롭게 식사를 마쳤다.
식사가 끝난 후, 주경민은 먼저 자리에서 일어서 그릇을 정리하고 부엌에서 설거지를 했다.
심자영은 그를 잠시 바라보다가 위층으로 올라갔다.
주경민은 계속 그녀의 움직임에 신경을 기울이고 있었다.
그러다 심자영이 위층으로 올라가자 어쩌면 그녀가 마음이 약해져서 그를 이 늦은 시간에 쫓아내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설거지를 마치고 부엌에서 나왔을 때, 그는 심자영의 단호함을 너무 얕보고 있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정리된 캐리어를 보며 주경민은 거의 실소가 터질 뻔했다.
그녀를 바라보는 그의 눈에는 실망과 슬픔이 가득했다.
그가 키운 소녀는 그를 원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이제는 서둘러 그를 쫓아내려고 한다.
만약 일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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