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1장 오직 죽은 자만이 사람을 안심시킨다
김유정은 몸에 긴장을 풀고 다소 애원하는 어투로 말했다.
연수호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그저 그윽한 눈길로 그녀를 보았다.
그녀의 눈빛은 너무도 뜨거웠고 그의 대답을 간절히 기다리고 있었다.
“유정아, 나는...”
말을 마치기도 전에 핸드폰이 울렸다.
“일단 먼저 쉬어. 난 샤워 좀 하고 올게.”
연수호는 핸드폰을 들고 나갔다.
김유정은 멀어져 가는 그의 뒷모습을 보며 씁쓸한 기분을 느꼈다.
몸이 아파 마음도 약해졌는지 모르겠으나 속에서 이상하게도 질투가 피어올랐다.
그녀의 머릿속에 절로 이런저런 생각이 떠올랐다.
‘혹시 청능관에서 온 연락인가?'
‘그 여자가 깨어나기라도 한 건가?'
‘수호 씨가 아직도 이혼하지 않는 건, 그 여자가 아직 깨어나지 않았기 때문인가?'
‘만약 백혜지 씨가 깨어난다면... 그럼 나는 이 자리에서 물러나 줘야 하는 건가?'
...
연수호가 샤워를 마치고 안방으로 돌아왔을 때 김유정은 이미 잠든 상태였다.
두 눈을 감은 채 색색 소리를 내며 자고 있었다. 더 이상 열도 나지 않았다.
그는 이불을 들추며 그녀의 옆에 누운 뒤 품에 끌어안고서 자신의 몸을 바싹 붙였다.
금방 샤워했던지라 그의 몸은 조금 차가웠다. 김유정은 저도 모르게 시원한 그의 품으로 파고들었다.
그녀는 얇은 실크 잠옷을 입고 있었다. 조금 헐렁했던 탓에 어깨가 흘러내리면서 예쁜 그녀의 쇄골을 드러냈다.
쇄골엔 갈색의 작은 점이 있었다.
연수호는 고개를 숙이며 그녀의 쇄골에 살짝 입을 맞추었다.
그리곤 작게 중얼거렸다.
“아무 생각도 하지 말고 그냥 내 곁에 있어 주면 돼.”
...
한편 이곳은 식당 산마루다.
룸 안에는 어두운 불빛으로 가득했다.
나무로 만들어진 테이블 위엔 특이한 문양과 선명한 색깔로 만들어진 카드가 있었다.
“임 사장이 날 보자고 했다던데... 왜 보자고 했죠?”
남자는 어둠 속에 몸을 숨기고 있었다. 그의 차림새는 올블랙이었고 머리엔 검은색 모자까지 풀 눌러쓰고 있었다. 모자의 넓은 챙이가 그의 얼굴 반 이상을 가려버려 얼굴이 보이지 않았으나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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