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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31장 네가 죽을 리 없잖아

남자가 그녀 앞에 쪼그려 앉으니 넓고 곧은 등이 눈앞에 펼쳐졌다. 김유정이 가만히 있자 연수호는 고개를 돌려 그녀를 바라보며 말했다. “업혀. 몇 분만 더 가면 돼.” 김유정은 입술을 꾹 다물었다. 이 길에서 가장 많은 체력과 정신력을 소모한 사람은 연수호였다. 잠시 후 어떤 위기가 닥칠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만약 업힌다면 그녀는 아무런 도움도 주지 못하면서 오히려 그의 체력을 더 소진하게 만들고 짐이 될 뿐이었다. 게다가 연수호의 등에 난 상처도 아직 다 아물지 않았다. “나 혼자 걸을 수 있어.” 김유정은 연수호의 팔을 잡아 일으키며 손바닥을 그의 손 위에 올리고는 웃으며 말했다. “가자.” 연수호는 김유정을 너무나도 잘 알고 있었다. 한눈에 그녀의 고집스러움을 알아차린 그는 아무 말 없이 겉옷을 벗어 그녀에게 건넸다. 그러나 김유정이 또 거절하려 했다. “말 들어. 입어.” 연수호는 단호하게 외투를 그녀의 어깨에 걸쳐주었다. “이따가 감기라도 걸리면 내가 또 업고 뛰어야 하잖아.” 그는 외투의 단추를 맨 위까지 채워 그녀를 빈틈없이 감싸주었다. 그리고 다시 손을 잡았다. 따뜻한 손바닥이 김유정의 손을 감싸며 이끌었다. 걸음을 옮기며 김유정이 말했다. “수호 씨, 만약 위험한 상황에서 내가 정말 못 걷게 되면... 그냥 날 놔둬.” 잠시 고민하더니 그녀는 또 덧붙였다. “내가 하예지를 찾겠다고 고집부리지만 않았어도 수호 씨는 이런 위험에 빠지지 않았을 거야. 이제 하예지는 죽었고 구할 수도 없어. 그러니까 수호 씨라도 살아서 돌아가.” 연수호는 피식 웃으며 저 멀리 보이는 건물을 바라봤다. “유언 남기는 거야?” 김유정은 입술을 다시 한번 꾹 다물었다. 유언이라기보다는 그저 짐이 되고 싶지 않을 뿐이었다. “내가 예전에 뭐라고 했는지 잊었어?” 연수호가 그녀를 바라보며 말했다. “죽더라도 우리 둘이 같이 묻힐 거라고.” “그런 말을 했었어?” 김유정은 전혀 기억이 나지 않았다. “그럼 천천히 생각해 봐.” 연수호는 그녀의 머리를 가볍게 툭 치며 미소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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