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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2장 마지막 기회는 없어

분명 비행기를 여러 번 갈아탔고 연락할 수 있는 모든 연락처를 차단하면서 전화도, 문자도 하지 않았는데 어떻게 이렇게 쉽게 찾아낸 건지 의문이었다. 부이노스 같은 원국의 작은 도시까지 도망쳤는데도 남자는 놓아줄 생각이 없어 보였다. 남자가 손목을 잡은 채 놓아주려 하지 않자 김유정이 눈꺼풀을 들고 남자를 바라보더니 가볍게 웃었다. “연수호 씨, 이혼하기로 마음먹었나 봐?” 연수호가 눈꺼풀을 축 늘어트리더니 다소 야윈 김유정의 얼굴을 보며 혹시나 손에 힘을 풀었다가 김유정이 도망가기라도 할까 봐 손목을 잡은 손에 힘을 줬다. “네가 원국으로 올 줄은 몰랐어.” 원국은 연수호가 십 년 넘게 산 나라였다. ‘할아버지 말이 맞네.’ 김유정은 연수호의 말을 듣고 나서야 원국과 연수호의 관계가 떠올라 얼른 해명했다. “제멋대로 생각하지 마. 여기 온 거 그거랑은 아무 상관도 없으니까.” 연수호가 웃음기 어린 눈빛으로 말했다. “유정아, 너 나 아직 사랑하잖아. 맞지?” “허.” 김유정이 웃음을 터트렸다. “그런 착각은 어디서 오는 거야?” 너무나 익숙한 질문이었다. 예전에 김유정이 연수호에게 이렇게 물을 때면 연수호가 늘 이렇게 되물었다. 그때는 별거 아니라고 생각했던 말이 지금은 이렇게 가슴을 쿡쿡 찌를 줄은 몰랐다. “나한테 실망한 거 알아. 내가 많은 걸 숨긴 것도 맞고. 인정해.” “하지만 너를 다치게 할 생각은 없었어.” 연수호가 기대에 찬 눈빛으로 말했다. “기회를 줘. 네가 알고 싶은 것들, 네가 모르는 것들, 다 알려줄게. 다 사실대로 말할게. 응?” 김유정이 잠깐 고민하는 듯 보이더니 고개를 들고 해탈한 듯한 눈빛으로 말했다. “연수호 씨, 이 모든 게 일어나기 전에 그렇게 말했으면 그 얘기를 들어주고 이해하려 했겠지.” “하지만 일은 이미 일어났고 상처도 이미 받았고 우리 사이도 이미 멀어졌어.” 김유정이 가볍게 웃으며 말을 이어갔다. “이제 그 얘기는 중요한 게 아니야.” “중요한 건.” 김유정이 연수호의 깊은 눈동자를 바라보며 진지하게 말했다. “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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