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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1장 터지는 불꽃 아래서

부이노스. 불꽃이 하늘에서 눈이 부실 정도로 활짝 터졌다. 김유정은 주변에 울려 퍼지는 노랫소리와 악기 소리를 들으며 머리 위로 터지는 불꽃을 감상했다. 경성에도 불꽃놀이를 하는 곳이 많았지만 이렇게 차분하게 감상한 적이 별로 없었다. 그러다 뜨거운 눈길이 느껴져 고개를 돌려보니 한 남자가 미소를 머금은 맑은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고 있었다. 아름다운 불빛이 터지고 있는 지금 그녀는 불꽃을, 진이준은 그녀를 바라보고 있었다. 눈빛이 마주쳐도 전혀 피하지 않는 진이준이 먼저 입을 열었다. “누나, 여기 얼마나 있을 거예요?” 김유정이 잠깐 고민하더니 고개를 저었다. “나도 잘 모르겠어요.” “여기를 떠나면 귀국? 아니면 어디로 가요?” 김유정이 여전히 고개를 저었다. “그것도 모르겠어요.” 진이준이 머뭇거리더니 말했다. “그러면 내일 나랑 데이트할래요?” “네?” 김유정이 의아한 표정으로 고개를 들자 진이준이 활짝 웃으며 말했다. “내일 나랑 같이 놀아요. 누나 기분은 내가 책임질게요.” 김유정은 그런 진이준이 재밌다는 듯 웃었다. “이준 씨, 혹시 나 좋아해요?” 아니면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었다. 알고 지낸 지 이틀밖에 지나지 않았는데 무척 열정적인 데다 그녀의 기분까지 살뜰하게 챙겼고 지금은 ‘데이트’하자고 조르고 있었다. 김유정의 질문에 진이준이 잠깐 고민하더니 되레 이렇게 물었다. “좋아한다는 게 어떤 거예요?” 진이준은 대답을 알고 싶어하는 사람처럼 순진한 얼굴이었다. “누군가를 좋아해 본 적이 없어요?” 진이준이 진지하게 고민하더니 여전히 단순하게 웃으며 말했다. “그런 적 없는 것 같아요.” 진이준을 이해할 수가 없는 김유정이 물었다. “그러면 왜... 데이트하자는 거예요?” “데이트라는 게 다음 약속을 잡는 거 아닌가요?” 진이준은 이 단어를 아는 듯 마는 듯한 눈치였다. “그러면 우리 내일도 만나요. 내가 가이드 해줄게요.” ‘아, 이런 의미였구나.’ 김유정이 그제야 한시름 놓았다. 그때 진이준이 초롱초롱한 눈빛으로 김유정에게 물었다. “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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