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00장 하마터면 벌집이 될 뻔하다

경성시. 어두운 골목에서 체격 좋은 남자가 구석으로 몰렸다. 앞에는 일고여덟 명의 기골이 장대한 남자가 몽둥이까지 들고 험악한 표정으로 앞에 선 남자를 노려보고 있었다. “형님들, 용건이 뭐예요?” 남자가 농담조로 말했다. “술 마실 돈이 필요한 거라면 줄게요.” 앞장선 사람이 몽둥이로 남자의 가슴을 쿡쿡 찔렀다. “당신이 송정우야?” 송정우는 팔뚝보다 더 굵은 몽둥이를 보며 인정할 수도, 그렇다고 부정할 수도 없었다. 일고여덟 명이 앞을 막고 있었지만 송정우는 상대할 힘이 전혀 없었다. 앞장선 사람이 다시 도발했다. “네가 뒤에서 연수호 도와주면서 우리 이 대표님 힘들게 한 거야?” 이를 들은 송정우가 웃음을 터트렸다. “이우진 쪽에서 보낸 사람이에요?” 앞장선 사람은 딱히 부정하지 않고 고래고래 소리를 질렀다. “연수호만 아니었어도 우리 대표님이 잡힐 일은 없었는데. 그러면 우리 처지도 조금 나아졌을 거고.” 그러더니 몽둥이를 들고 내리치려는데 송정우가 얼른 큰소리로 외쳤다. “형님, 법치 사회 몰라요? 형님들 이러다 감옥 가요.” “앞으로 살길도 막막한데 법이 뭔 대수라고.” 앞장선 사람이 호통쳤다. “죽여. 죽여서 연씨 가문 집 앞에 던져버려.” 마링 끝나기 바쁘게 몽둥이를 든 남자들이 송정우를 매질하기 시작했다. 송정우는 얼른 바닥에 쪼그리고 앉아 두 손으로 막았지만 그래도 너무 아파 얼굴이 일그러졌다. 납작 없이 죽었다고 생각했는데 골목 끝에서 앙칼진 목소리가 들렸다. “지금 뭐 하는 거예요?” 듣기 좋은 목소리가 어딘가 익숙했다. 이내 그 목소리의 주인공이 누군지 알아챈 송정우는 마음이 싸늘해졌다. 머리를 겨우 팔 사이로 내민 송정우가 성큼성큼 다가오는 사람에게 큰 소리로 말했다. “아람 씨, 도망쳐요.” 송정우의 목소리에 송아람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양아치들에게 집단 폭행을 당한 사람은 다름 아닌 송정우였다. 송아람은 골목에서 싸우는 소리가 들리길래 소리를 지르는 것으로 양아치들이 놀라서 도망가지 않을까 싶어 들어왔다가 비련의 주인공이 송정우임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