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81장 연수호의 소원
인기척을 들은 연수호는 전화를 쥔 채 돌아서서 김유정을 바라봤다. 시선이 교차하자 그녀는 먼저 시선을 피하며 돌아서서 나가려고 했다.
연수호는 서둘러 전화를 끊고 몇 발짝 만에 다가와 그녀를 붙잡았다.
“왜?”
그가 불만스레 눈살을 찌푸렸다.
“날 보자마자 그냥 가겠다는 거야?”
“수호 씨는 여기서 자. 난 옆방에서 잘 거야.”
김유정은 그가 이정 별장에 머물겠다고 작정하면 어떻게 해도 못 쫓아낼 거라는 걸 알았다. 같은 침대를 쓰지 않는 게 그녀가 해줄 수 있는 최대한의 양보였다.
“난 여기서 안 잘 거야.”
연수호가 답했다.
김유정은 그가 이렇게 나올 줄 몰라 놀란 눈빛으로 바라봤다.
연수호는 외투를 꺼내 입으며 말했다.
“처리해야 할 일이 좀 있어.”
그리고 잠시 생각하다가 덧붙였다.
“내일 아침 영광사에 가서 네 어머니를 위해 기도 드린다고 했지? 끝나면 알려 줘, 내가 데리러 갈게.”
그는 손을 뻗어 김유정의 뺨을 살짝 꼬집었고, 김유정은 미처 피하지 못하고 그대로 당해 버렸다.
연수호는 웃으며 막 나가려다가 갑자기 송정우가 해줬던 말이 떠올랐다. 무슨 일이든 하기 전에 알리고, 한 다음 설명하면 싸울 일이 없다는 말이었다.
그는 걸음을 멈춘 뒤 알린다는 게 어떤 의미인지 곰곰이 생각했다.
김유정은 그가 나가면 문을 닫으려고 기다리고 있었는데, 문가에서 멈춰 자신을 물끄러미 보길래 무슨 생각을 하나 싶었다.
묻기 직전 그가 먼저 입을 열었다.
“회사 일 때문이야. 해외 협력 프로젝트에 문제가 생겨서 지금 온라인 회의를 해야 하거든. 시간이 좀 길어질지도 몰라. 만약 회의에서 해결 못 하면 직접 그쪽으로 가야 할 수도 있어.”
말을 마친 뒤 그는 진지한 표정으로 김유정을 바라보았다.
“나 가도 돼?”
김유정은 순간 잘못 들은 줄 알았다. 이렇게 긴 말을 하며 자신의 허락까지 구하는 건 처음이었으니 말이다.
잠시 머뭇거리다 그녀는 대답했다.
“네 맘대로 해.”
대답은 짧았지만 그녀 입가에는 은근한 미소가 떠올랐다.
연수호는 부드러운 눈빛으로 그녀의 머리를

Locked chapters
Download the Webfic App to unlock even more exciting content
Turn on the phone camera to scan directly, or copy the link and open it in your mobile browser
Click to copy lin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