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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4장 어떻게 하면 용서해 줄 거야?

연수호는 이를 악물고 김유정을 노려보았다. “이혼 합의서에 사인하라고?” 그녀는 평온하게 고개를 끄덕이며 미소를 유지했다. “연 대표님 걱정하지 않으셔도 돼요. 저도 제 것이 아닌 건 포기할 줄 아는 사람이라서요... 대표님한테는 아무런 손해도 생기지 않을 겁니다.” “그래도 한 번 확인해 보세요. 수정이 필요한 부분이 있으면 언제든지 얘기하시고요.” 공적인 태도를 유지하는 김유정의 모습에 연수호는 화가 치밀어 올랐다. 그는 앞에 놓인 서류를 대충 넘겨봤다. 거기에는 두 사람 각자의 재산이 세세하게 나뉘어져 있었고 무려 열몇 페이지에 달했다. 모든 것이 깔끔하게 정리되어 있는 이혼 합의서였다. 김유정은 연수호의 재산에 대해서 한 푼도 요구하지 않았다. ‘이틀 동안 기분 전환을 하러 간 게 아니라 이 서류를 준비하고 있었던 거구나...’연수호는 입술을 깨물고는 그녀에게 물었다. “정말로 이혼해야겠어? 꼭 이렇게까지 해야만 돼?” 김유정은 고개를 끄덕이며 계속 웃는 얼굴로 단호하게 말했다. “네, 꼭 해야만 해요.” 연수호는 더 이상 분노를 주체할 수 없었다. 그는 손에 든 이혼 합의서를 갈기갈기 찢어버리고는 테이블 위로 힘껏 던졌다. “김유정, 욕해도 좋고 싸워도 좋고 화내도 좋은데... 그냥 거기까지만 하면 안 돼?” “안 돼요.” 김유정은 차가운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며 말했다. “그 누구든 자기가 한 일에 대한 대가를 치러야 해요.” “제가 감당해야 할 건 이미 감당했고요. 하지만 당신은 절 속이고 기만했잖아요. 어떻게 그만하라는 거죠?” 그녀는 와인잔을 흔들며 미소 지었다. “그냥 서류에 사인하고 이혼해요. 그러면 끝이잖아요. 오늘부터 더 이상 엮이지 않아도 된다는 거죠.” 김유정의 말투는 아주 단호했다. 그와의 관계를 서둘러 끝내고 싶어 하는 것 같았다. 연수호는 어이가 없는지 웃음을 터뜨리고는 그녀의 턱을 움켜쥐었다. 그는 차가운 눈빛으로 그녀의 눈동자를 꿰뚫어 버릴 듯이 바라보았다. “김유정, 넌 뭐가 그렇게 쉬워? 이혼하자고 하면 끝이야? 결혼이 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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