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68장 죽어 마땅한 것것

‘이혼’이라는 말을 듣자마자 남자의 눈빛이 차갑게 변했다. “다시 말해 봐!” “이혼하자고 했잖아!” 김유정은 고개를 치켜들고 단호하게 그에게 물었다. “안 들려?” 한 관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결국 ‘신뢰’라는 두 글자다. 하지만 그들 사이엔 이미 신뢰가 사라지고, 거짓만 남았다. 끝없이 이어지는 거짓말들. 그렇다면, 그가 이렇게까지 김유정한테 집착할 필요가 있겠지. “김유정.” 연수호의 얼굴에는 서리가 내려앉은 듯 차가운 표정이 드리워졌고, 그의 눈빛도 얼어붙었다. 목소리는 냉정하고 차가웠다. “꿈도 꾸지 마.” “당신이랑 협상하는 게 아니라 통보하는 거야.” 연수호는 김유정을 자기 앞으로 끌어당기며 강하게 말했다. “너, 네가 처음에 날 사랑한다고 했던 거 잊었어? 네가 평생 날 떠나지 않겠다고 했던 말 잊었어?” “이제 후회해.” 김유정의 눈에는 다른 감정 없이 오직 분노만이 가득했다. “앞으로는 내가 당신을 다시 사랑한다면 내가 죽어 마땅한 거야!” 그녀의 거침없는 말은 한 마디 한 마디가 날카로웠고, 연수호는 그녀의 붉어진 눈을 바라보며 한참 동안 그녀를 놓아주지 않았다. “네가 원하는 건 다 해줄 수 있어.” 연수호는 쉰 듯한 목소리로 냉정하게 말했다. “하지만, 이혼은 안 돼.” 말을 마친 연수호는 돌아서서 밖으로 나가려고 했다. 몇 걸음 가다가 다시 돌아보며 보탰다. “방금 네가 한 말은 홧김에 한 말로 치고, 이번 한 번은 내가 못 들은 걸로 할게. 다시는 내 앞에서 그런 말 하지 마.” 연수호가 문을 세게 닫고 나가는 소리, 그리고 차가 떠나는 소리를 들으며 김유정은 몸에 힘이 풀려 바닥에 주저앉았다. 고통, 실망, 아픔... 모든 감정이 한꺼번에 밀려왔고, 차가운 기운이 온몸을 휘감아 그녀를 떨게 만들었다. 한참 후, 그녀는 일어나서 휴스턴 별장을 떠났다. ... 화려한 네온 불빛과 술잔이 넘치는 바에서 젊은 남녀들이 시끄러운 음악에 맞춰 몸을 흔들고 있었다. 2층 VIP럭셔리룸은 아래층과는 완전히 다른 분위기였다. 천장의 크리스탈 샹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