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67장 우리 이혼하자
“수호 씨, 나 임신했어.”
김유정의 말이 끝나기 바쁘게 연수호의 갈색 눈동자가 크게 흔들렸다.
연수호의 반응이 날카로운 비수가 되어 김유정의 심장을 찔러 피나게 했다.
곧 연수호는 찡그렸던 미간을 펴면서 다시 기쁜 감정을 드러냈다.
연수호는 침을 삼키더니 김유정의 차가운 두 손을 잡고 조심스레 물었다.
“정말이야?”
김유정의 얼굴은 웃고 있었지만, 눈에는 아무 감정도 담겨있지 않았다.
“당신 좋아?”
김유정이 물었다.
“당연히 좋지.”
연수호는 김유정을 와락 품에 앉으며 약간은 들뜬 목소리로 물었다.
“언제 안 거야? 오늘 저택에서 이것 때문에 먼저 돌아온 거야? 왜 나한테 말 안 했어?”
연수호는 연달아 질문 세례를 퍼부었다. 한 마디 한 마디가 모두 김유정에 대한 관심으로 가득 찼다.
김유정의 창백한 입술이 희미하게 움직였다.
이 가식적인 남자를 보라.
가식적이다 못해 온몸에 닭살이 돋을 지경이다.
김유정은 가볍게 웃어 보였지만 그 웃음소리는 너무나도 차가웠다.
연수호는 뭔가 이상한 낌새를 눈치채고는 품에 안고 있던 김유정을 놓아주며 그녀의 눈을 쳐다보았다.
“피임 주사를 맞는 남자가 정말 아내가 임신했다고 기뻐할까?”
김유정은 겉으론 웃으며 말했지만, 심장이 갈기갈기 찢어지는 것만 같았다. 아랫배에서도 동시에 통증이 전해지면서 김유정은 아파서 숨도 제대로 쉴 수 없었다.
연수호의 눈동자가 갑자기 굳어졌다.
“너 알았어?”
김유정은 방금 그를 떠본 것이었다.
김유정은 연수호한테 잡힌 손을 뺐고, 다시 김유정의 손을 잡으려 했지만 그녀는 피했다.
“내가 알면 안 돼?”
김유정은 우습다는 듯 말했다.
“내 남편이 아이를 가지지 않으려고 나 몰래 피임 주사를 맞았는데, 내가 그걸 알면 안 되는 거야?”
분명 웃고 있었지만, 김유정의 눈에서는 눈물이 끝없이 흘러내렸다.
“내가 왜 임신이 안 되냐고 물었을 때, 당신 뭐라고 했어?”
“아직 인연이 아니라고 했었지. 내가 바보였어. 내가 너무 어리석어서 아무 의심도 하지 않고 당신을 믿었던 거야. 당신이 하는 모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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