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95장 경비원 남편 덕분에 생긴 반전

연한 보라색 스포츠카가 유안 그룹 건물 앞에 멈췄다. 김유정이 차에서 내리려는 순간 등 뒤에서 불쾌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어머? 난 또 어느 재벌집 아가씨인 줄 알았네. 알고 보니 자성 그룹의 표절 디자이너, 그 유명한 김유정 씨 아니야?” 뒤돌아보지 않아도 김유정은 이 말을 할 때 진소희의 표정을 상상할 수 있었다. “새 차로 바꿨네요?” 진소희는 하이힐을 또각거리며 다가오더니 비꼬듯 말했다. “지난번엔 필름 덮은 페라리더니 이번엔 뭐예요? 싸구려 필름 입힌 개조한 스포츠카?” 그녀는 건물 입구에 서 있는 눈에 띄는 스포츠카를 한 번 훑어보고 냉소를 지었다. “어디 보자. 어떤 사람들은 없으면 없을수록 뭘 더 보여주려고 안간힘을 쓰더라고요. 유정 씨, 유정 씨 경비원 남편 한 달에 얼마 번다고 이런 걸 사주겠어요? 그 돈으로 진짜 맥라렌이라도 살 수 있겠어요?” 김유정은 천천히 돌아서며 진소희를 마주 봤다. 그러고는 화려한 화장 뒤에 가려진 진소희의 얼굴을 찬찬히 살펴보다가 옅게 미소를 지으며 입을 열었다. “부대표님, 오랜만이네요. 근데 얼굴이 왜 이렇게 또 부었어요? 보톡스 너무 맞아서 뇌까지 침투했나?” 진소희는 딱 두 가지를 가장 싫어했다. 첫째, 그녀를 부대표님이라 부르는 것. 둘째, 그녀의 성형 사실을 지적하는 것. 그리고 김유정은 정확히 그 두 가지를 건드리며 진소희가 분노로 들끓게 만들었다. “유정 씨! 뭘 잘했다고 그렇게 잘난 척이에요? 여기 올 체면이 있다고 생각해요? 이제 유안 그룹 전체가 유정 씨가 내 디자인 표절했다는 거 알아요. 이번 프로젝트 끝나면 경성시 전체가 유정 씨가 표절과 연줄로 자리 잡은 삼류 디자이너란 걸 알게 될 거라고요.” 진소희는 자신만만했다. 오늘 아침 그녀의 디자인이 최종 통과되면서 프로젝트에 남게 되었으니 말이다. 이제 더는 김유정에게 밀릴 걱정이 없었다. “그래요?” 김유정은 하이힐을 또각거리며 진소희 앞으로 성큼 다가섰다. 그러고는 미소를 띤 채 손을 들어 진소희의 목에 둘러진 스카프를 살짝 만졌다. “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