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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2장

그제야 그 좌석에 있는 사람들은 박강우가 집에 있는 아내를 데리고 왔다는 사실을 인지하고는 정신이 번쩍 들게 되었다. 그가 결혼한 지도 어느덧 2년이나 되었는데 강은영을 결혼식에서밖에 본 적이 없었다. 게다가 그날 또한 그다지 유쾌하지가 않았었다. 그러니 그날 이후로 그들 사이에서는 강은영이라는 이름이 금기어라도 된 것마냥 다들 언급조차 하지 않았었다. 그래서 그들은 박강우하고 그 여자가 곧 끝날 줄 알았었는데 지금에 와서 보아하니 알콩달콩한 것만 같은 느낌이니 이상한 것이다. 강은영은 자신에게 꽂혀진 그들의 따가운 시선을 느끼고는 가볍게 미소를 지었다. “제가 있어서 놀기 불편한 거 아니에요? 제가 자리를 비켜 드릴까요?” 오늘 오는 사람이 전부 남자들이라고 했으면 강은영은 절대 따라오지 않았을 것이다. 정인호는 자리에서 일어섰다. “형수님, 별말씀을 다 하세요. 오늘 이렇게 형수님이 저희하고 만나 주셔서 얼마나 영광인지 몰라요.” 말을 하던 사이 그는 종업원에게 서둘러 강은영의 주스를 올려달라고 했다. 어렵게 데리고 나온 사람이니 그저 이렇게 돌려보낼 수는 없었다. 안 그러면 나중에 박강우가 그들을 가만놔두지 않을 것이다. 그러던 와중에 주스가 올라왔다. 박강우는 자상하게 열어주며 한 입을 마셔보더니 차가운 걸 인지하고 종업원에게 말을 건넸다. “실온으로 바꿔주세요.” “네.” 종업원은 룸을 나섰다. 박강우의 자상함에 싱글인 남자들의 마음을 후벼파고 있었다. 게다가 강은영의 답장은 더더욱 지나치기만 했다. 강은영은 애교를 부리고 있었다. “나 차가운 거 먹고 싶어.” “곧 있으면 그날인데 지금은 안 돼. 말 들어.” 그렇게 에둘러 말하면 못 알아들을 줄 아나? 싱글인 몇몇 남자들은 서로 눈빛을 교환하고 있었다. 최근 이혼설이 떠돌던 사람들이 맞나? 이 상태로 이혼하게 되면 아마도 이 세상엔 싱글들밖에 남지 않을 것이다. 한참이 흘러! 박강우가 아내를 확실히 데리고 왔다는 사실을 제대로 인식하게 된 그들은 점차 남자들의 화제로 대화를 이어가고 있었고 강은영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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