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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4장

“그래. 그럼 빨리 와.” 통화를 마친 후, 강은영은 여전히 갑갑함이 사라지지 않았다. 복수는 지금부터 시작이었다. 강설아는 넘지 말아야 할 선을 건드렸으니 지금부터는 더 이상 인정사정 봐주지 않을 것이다. 본가에 도착했을 때, 고용인들이 식탁에 음식을 나르고 있었다. 이예란과 어르신은 강은영을 보자 인자한 미소를 지으며 다가왔다. “강우랑 같이 오지 그랬어?” “강우 씨 바빠서 같이 밥 먹어줄 사람이 없어서 왔죠.” 강은영은 자연스럽게 어르신의 옆자리에 앉았다. 예전에 이 집에서 생활할 때 그녀를 가장 예뻐해 주신 사람이 어르신이었다. 이예란이 출장을 나갈 때면 그녀는 어르신 방에서 함께 잠을 잤다. 같이 생활한 정은 언제나 무시할 수 없는 법이다. “많이 먹어. 어째 요즘 많이 야윈 것 같네.” 어르신이 인자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예전에는 강설아의 거짓말을 믿고 강은영에게 스트레스만 줬는데 그동안 속상했을 것을 생각하니 마음이 아팠다. “할머니, 저 배불러요.” 강은영은 눈앞에 음식으로 가득 쌓인 접시를 보고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 거짓말은 대가를 치러야 하는 법이다. 이미 집에서 밥을 먹고 왔는데 전혀 음식이 넘어가지 않았다. 다행히 다 좋아하는 메뉴라서 억지로 먹는 게 생각처럼 힘들지 않았다. 이예란이 말을 꺼냈다. “예전에 내가 너 준다고 에일리 씨한테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드레스를 디자인해 달라고 했거든. 이따가 같이 가져오라고 할 테니까 한번 입어봐.” 비록 강은영의 옷장에 박강우가 디자인한 옷이 넘쳐난다는 것은 알지만 박강우는 드레스 디자인에 능하지 않아서 대부분 유명 디자이너 손을 거쳤다. 강은영은 그 말을 듣고 놀란 눈으로 이예란을 바라보았다. “소문의 드레스가 어머님이 저를 위해 주문한 거였어요?” “그럼.” 강은영은 순간 가슴이 뭉클했다. 에일리 같은 장인들에게 주문을 맡기려면 최소 6개월 전에 예약했을 것이다. 그때는 박강우와 사이가 그리 멀어지지 않았을 때였다. 드레스를 주문할 때 어머니의 마음을 생각하니 미안하고 고마웠다. “녀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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