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82장
그 말에 강설아는 손에 든 잔을 내려놓았고 달갑지는 않았지만 시간이 촉박한 건 사실이었다.
원래는 강은영이 다시는 자신의 앞길을 가로막지 않을 거라 잔뜩 흥분해 있었는데 이렇게 멀쩡하게 작업실에 나타날 줄은 예상하지 못했던 것이었다.
배시연은 떠났다!
강은영하고 한수민의 프로젝트 초안도 다 통과된 마당에 오직 그녀와 새로 들어온 신입인 백수진만이 초안을 통과하지 못한 상황이다.
백수진은 백씨 집안의 막내딸로 순전히 직장 체험을 하러 들어온 거라 그 누구도 배후가 있는 그녀한테 이래라저래라 손가락질하지 못하고 있었다!
유독 초라해진 강씨네 집안 아가씨였던 그녀만이 노력을 하지 않으면 당장 쫓겨날 신세에 처하게 된다!
결과적으로는 그녀 혼자만 초안을 통과하지 못한 거나 다름이 없다!
“쳇! 기다려요!”
강설아는 내키지 않은 듯 컵을 내려놓았다.
배시연은 멍청하기도 하지!
어제 분명 박강우는 대접을 하러 갔으니 강은영은 혼자 야근할 거라 가장 절묘한 기회라고 했었는데 어쩜 그 기회를 놓칠 수가 있어?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이 상황을 받아들일 수가 없었던 강설아는 재빨리 탕비실에 숨어 배시연한테 전화를 걸었고 연결음은 한참이 울려도 받는 사람이 없었다.
그녀는 다시 여러 번 전화를 걸었지만 역시나 통하지 않고 있었다.
“병신!”
강설아는 씩씩거리고 있었다.
그러던 찰나 탕비실 문이 갑자기 열리더니 오렌지색 양복 차림을 하고 있는 강은영은 문설주에 비스듬히 기대어 하찮은 표정으로 그녀를 바라보고 있었다.
“아무리 전화해 봤자 못 받을 거야. 들어갔거든.”
강설아는 그 말이 이해가 되지 않았다.
들어갔다니?
강은영은 막연한 표정을 짓고 있는 강설아를 바라보며 아이러니한 웃음이 짙어져만 갔고 천천히 그녀의 앞으로 다가가는 동시에 문을 닫고 있었다.
강설아는 그 웃음으로 인해 등골이 오싹해졌다.
순간 강은영이 자신을 때리던 용맹스러운 장면이 머릿속에 떠오르게 되자 화들짝 놀라 뒷걸음질 치던 그녀는 떨리는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경... 경고하는데 여긴 작업실이야. 나한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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