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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1장

강은영이 전화를 끊자 배시연은 콧방귀를 뀌었다. “뭐 얼마나 대단한 남자를 찾았다고 이래요? 그 남자는 그냥 그쪽 몸이나 탐하는 거예요. 정말 그쪽을 위해서 무슨 짓이든 할 것 같아요?” 사무실 전체는 화약 냄새가 가득해졌다. 강은영도 썩소를 지었다. “나를 위해 무슨 짓을 할지 안 할지는 이따가 알게 될 거예요.” 그녀는 차분하게 말을 마치고 자신의 일에 집중을 했다. 배시연은 이를 꽉 깨물고 속으로 강은영이 주제넘고 비꼬고 있었다. 이따가 체면이 구겨지면 어떻게 상황을 수습하나 보지 뭐! 그런데 뜻밖에도 강은영의 전화가 끊긴 지 5분도 되지 않아 장제인이 사무실로 들어섰다. 장제인이 들어오자 배시연은 자신도 모르게 강은영한테 시선이 갔다. 이 여자가 정말 그럴 능력이 있는 건가? 그 남자 미친 거 아니야? 내연녀 때문에 이런 짓까지 한다고? 장제인은 어두운 안색으로 강은영과 배시연을 두리번거렸다. 당황함을 감추지 못한 배시연은 함박웃음을 머금고 자리에서 일어섰다. “대표님, 설계도는 프로젝트에 측에 보냈으니까 답장만 기다리면 돼요. 대표님한테 이메일로 전송했고요.” 배시연은 엄숙하게 말을 건넸다. “지금 당장 짐 싸서 회사를 떠나요.” “대표님, 그게 무슨 말이에요?” 배시연은 충격 속에서 벗어나 공포심이 가득해졌다. 장제인도 배시연이 말썽꾸러기라는 걸 잘 알고 있었다. 요새 사무실에서 퍼지는 소문들 모두 어디서부터 시작된 건지도 말이다. 전에 회사에 이러한 일들이 적지 않았던 터라 그다지 개의치 않았었는데 이번에는 직원이 제대로 사고를 친 것이다. 그녀는 날카로운 눈빛으로 배시연을 바라보며 말을 덧붙였다. “그리고 하나 경고할 게 있어요. 여기 작업실뿐만 아니라 서울시도 떠나세요!” 창백한 얼굴을 한 채 머릿속이 멍하기만 한 배시연은 강은영의 능력에 놀라움을 금할 수가 없었다. 장제인이 누군가? 여구신이 서울시에 낸 지사의 책임자인데 그 지위는 말로 다 할 수가 없다. 서울시 그 누구라도 장제인을 좌지우지할 사람이 없을 건데 그런 장제인이 이런 말들을 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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