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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8장

딱 40분만 자고 작업실로 출근할 계획이었는데 그는 고의적으로 그녀를 깨우지 않은 것이었다. 강은영은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화가 났다. 해외 프로젝트 측과 화상회의를 하던 중인 박강우는 조급한 마음에 제자리에서 빙글빙글 도는 강은영을 귀엽게 바라보고는 거래측과 외국어로 대화를 건넸다. “죄송해요. 제 아내분이 급한 일이 있나 봐요.” 그가 화상회의를 하고 있을 줄은 몰랐던 강은영은 화가 난 건지 수치심인 건지 얼굴이 잔뜩 빨개져 있었다. 박강우는 회의를 마치고 눈썹을 치켜올리더니 두 팔을 벌렸다. “이리 와.” 식식거리며 다가간 강은영은 그가 화상회의를 끊었다는 걸 확인하고 곧바로 그의 다리에 앉았다. 그녀의 작은 손은 그의 얼굴을 주물럭거리고 있었다. “말해! 왜 깨우지 않은 거야!” “뭘 그리 급해? 건이현이 너 대신 휴개 맡았어.” 강은영은 여전히 화가 풀리지 않았다! 이건 무슨 밑도 끝도 없는 전개야! 박강우는 손목시계를 힐끔했더니 점심시간이 다 돼가는 걸 보고 그녀의 끌어안은 채 소파로 걸어갔다. “뭐 먹고 싶어?” “아무거나! 칫!” 강은영은 불만을 표하고 있었다. 오전에 휴가를 냈으니 그녀는 점심을 먹고 나서야 출근을 할 수밖에 없다. 박강우는 그녀의 얼굴을 감싸고 물었다. “잘 잤어?” “놀라서 깨났어!” 강은영이 답했다. 방금 시간을 확인할 때는 정말 심장이 멎는 기분이었다! 그리고 급한 마음에 들어온 메시지들을 제대로 확인하지 못했었는데 이제서야 걸려 온 전화들과 메시지를 일일이 살필 수 있었다. 다연주의 짤막한 메시지들이 폭격을 해왔다. [강은영! 넌 의리도 없어! 어떻게 날 허지환한테 그냥 내던질 수가 있어! 너 나빠!] 그 소식에 입꼬리가 파르르 떨리던 강은영은 되받아쳤다. [그게 네가 할 소리는 아니잖아! 어제 허지환한테 들러붙어서 떨어지지 않은 사람이 누군데! 말릴 새도 없었거든!] [날 말리기나 했어?] [아니?] 강은영은 빠른 속도로 답장을 했다. 메시지는 먼바다로 들어간 듯 한참이 지나도 아무런 답장이 들어오지 않았다. 강은영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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