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20장
강설아 앞으로 걸어간 진미선은 공기 속에서 풍기는 술기운을 손으로 밀어내고 있었다.
“술을 뭐 하러 이렇게 많이 마셨어?”
전에 강은영한테 대하듯 한 진미선의 말투에 답답했던 마음이 한순간에 족쇄를 잃은 짐승처럼 폭발해 버렸다.
그녀는 두 눈이 벌겋게 달아오른 채 진미선을 바라보며 취기를 머금은 날카로움을 돋보였다.
진미선은 그녀의 그런 시선이 달갑지가 않았다.
“왜 그렇게 봐? 다시 말하지만 너더러 이렇게 자신을 학대하라고 내가 온 신경을 기울여 널 키운 것 같아?”
“내가 나를 학대한다고? 그럼 내가 왜 이러는 것 같아? 강씨 가문은 망하고 엄마는 이제 여사님도 아니고 나도 가문의 아가씨가 아니잖아.”
강설아가 소리를 지르는 걸 보자 진미선은 안색이 창백해졌다.
강씨 가문이 망했다고?
그동안 자신이 망했다는 걸 받아들일 수 없는 진미선은 줄곧 다른 여사님들한테 연락을 하고 있었다.
허나 전에는 사이가 돈독하던 여사님들은 하나같이 그녀의 메시지를 무시하기 일상이었고 통화로는 몇 마디 말도 하지 못한 채 전화가 끊기곤 했었다.
이제는 강설아가 직설적으로 그 사실을 까발렸으니 그녀는 강씨 가문이 망했다는 걸 제대로 깨닫게 되었다!
“어떻게 그렇게 말할 수가 있어? 강씨 가문이 망해도 내가 너한테 들인 공이 있는데 직장은 찾아야 할 거 아니야.”
“여구신 작업실 지사가 들어가기 쉬운 줄 알아? 자원을 가지고 들어가지 않으면 정규직 전환도 어려워!”
말을 하면 할수록 억울한 강설아는 심지어 욱해졌다.
여구신의 정규직 전환 제도가 얼마나 까다로운지 아는 그녀는 오늘 마침 프로젝트 거래처와 연락이 닿았으니 제대로 협상을 해서 월요일에 작업실에 가지고 들어갈 생각이었다.
그러면 가장 먼저 회사에서 자리를 잡을 수가 있다.
전에는 어차피 강씨 가문의 유산을 물려받으면 된다고 생각한 그녀는 사업적으로 조급했던 적이 없었다.
헌데 그 가문이 이렇게 처참하게 망할 줄은 생각도 못 했었다.
강설아가 직장 하나로 이렇게 힘들어하는 걸 보자 진미선은 차라리 일하지 말라고 하고 싶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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