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3화
“솔직히 말하면 나도 일이 이렇게 쉽게 진행될 줄은 몰랐어.”
고준형이 우쭐하며 말했다.
“이 자식, 생각보다 더 조급한 것 같아. 조씨 가문이 우리와 접촉한다는 말을 듣자마자 바로 당황해하더라고.”
“수고했어. 내일 월영에서 내가 직접 만날 테니 준비 잘해둬.”
“그래. 미리 준비하고 있을게.”
전화를 끊은 고준형은 장문호가 보낸 감사 메시지를 보고 냉소를 지으며 대화 내용을 삭제했다.
한편, 장문호는 재원 그룹의 텅 빈 사무실에 홀로 앉아 창밖의 야경을 바라보고 있었다.
마음속으로 조아영이 다시 자기 곁에 돌아올 거라는 희망을 품고 있었지만 이제 보니 자신이 그저 조아영의 장난감에 불과했던 것을 깨달았다.
처음부터 조아영의 마음속에 자신이 없었을지도 모른다. 조아영은 그저 같이 놀아주기만 했던 것이다.
그러다가 온하준에게 들켜 ‘즐거움’을 망쳐버린 것이다.
“온하준... 온하준...”
장문호는 이를 악물며 온하준의 이름을 중얼거렸다.
“이렇게까지 하다니! 절대 봐주지 않을 거야.”
휴대폰을 꺼내 다른 계정으로 회사 시스템에 접속했다. 이는 IT 부서에 요청해 특별히 만들어둔 것이었다.
곧이어 재원 그룹의 핵심 프로젝트 자료들, 특히 은하수 프로젝트의 핵심 문서들을 다운로드하기 시작했다.
이것들은 그의 생명 보험이자 협상 카드였다.
...
다음 날 아침, 온하준은 일찍 일어났다.
어젯밤 소유진과의 대화에서 좋은 해결책을 찾았다. 재원 그룹을 떠나는 직원들을 받아들여 안명훈을 중심으로 팀 전체를 이노 테크놀로지로 스카우트하는 것이었다.
그러면 옛 직장 동료들과 함께 일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이노 테크놀로지에도 성숙한 운영팀이 생기게 된다. 그야말로 일거양득의 효과가 있었다.
가벼운 노크 소리에 온하준이 정신을 차렸다.
“하준 씨, 일어났어?”
소유진의 목소리가 문 너머에서 들려왔다.
문을 연 온하준은 소유진이 오늘 연한 파란색 정장을 입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 블랙 스타킹을 신은 가늘고 긴 다리가 시선을 잠시 사로잡았다.
“아침 식사 주문했어. 방에서 같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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