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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7장 너 좋고 나 좋으면 모두 다 좋다

김순자는 아무렇지 않게 말했다. "알았어. 하지만 난 그냥 성이 배 씨라는 것밖에 몰라. 연락처는 유아가 들고 갔던 약봉지에 있을 거야. 확인해 봐." "이름도 제대로 모르는 의사에게 유아를 맡긴 거예요?" 고선호는 순간 분노가 치밀어올라 곧바로 전화를 끊었다. 그 뒤, 그는 얼른 호텔 객실로 돌아가 나유아의 가방을 뒤졌다. 하지만 가방 안에는 태블릿과 신분증, 열쇠만 있을 뿐, 약은 없었다. 그러자 고선호의 얼굴은 순간 차가워졌다. 그는 다시 나유아의 옆에 앉아 김순자에게 전화를 걸었다. 김순자가 전화를 받자 그는 평온하게 물었다. "한의원 이름이 뭐예요?" "성실한의원이야. 유아는 어떻게 됐어? 그냥 침을 맞은 건데 왜 그렇게 생색이야." 김순자는 중얼거리며 나유아에 대한 불만을 표현했다. 고선호는 한숨을 내쉬고 전화를 끊었다. 그가 나유아의 손을 잡자 그녀의 손목이 차가운 걸 발견했다. 그 시각, 의사가 검사를 해보았다. 다행히 이쪽에도 한의사가 있어 문제를 발견한 뒤 몇 개 혈 자리를 누르자 그녀의 상태는 천천히 안정되었다. "혈 자리에 마음대로 침을 놓으면 안 돼요. 잘못하면 목숨이 위태로울 수도 있어요." 한의사는 나유아의 혈자리를 누르며 그녀의 고통을 완화시켰다. "지금 상태는 어떤가요?" 고선호가 목소리를 가다듬고 묻자, 한의사가 예의를 갖추며 대답했다. "큰 문제는 없어요." 고선호는 그제야 한숨을 돌렸다. 나유아는 갑작스럽게 위험에 처하고 또 갑작스럽게 회복이 되었다. 나유아가 깨어난 뒤 그녀는 자신이 고선호의 방에 있는 것을 알아차리고 잠시 멍때리다가 얼른 일어나려고 했다. "움직이지 마. 그냥 누워있어." 침대 옆에 앉아 그녀를 돌보던 고선호가 차가운 얼굴로 명령했다. 나유아는 배를 살짝 만져보니 이제 더 이상 아프지 않는 것 같았다. 그 당시의 찌릿함은 응급 상황인 것 같았고 고통 때문에 의식이 흐려졌다. "그 사람의 얼굴을 기억해? 할머니가 얘기하는 게 네가 약을 가져갔다고 하던데. 약은 어디 있는 거야?" 고선호는 부하에게 조사하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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