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2장 누군가 선수 쳤다
고선호한테 떠밀리듯 문으로 가던 배지혜는 갑자기 문 앞 장롱 밑에 있는 흰색 종이를 보게 되었다.
배지혜가 걸음을 옆으로 옮겨 다른 각도로 그 종이를 보자 디자인 초안이었다.
배지혜는 방금 전에 들었던 소문들이 생각났다.
투자자들이 섞여 있어서 카메라 많이 받으려면 투자자들한테 잘 보여야 한다고 말이다.
그런 생각하는 사람들이 고선호한테 들러붙을까 봐 강우혁한테 고선호가 왔다는 걸 확인하고 바로 달려왔다.
'정말 누가 선수 친 거 아니야?'
디자인 원고를 본 배지혜는 표정이 안 바뀌더니 발걸음을 멈추고 뒤돌아서서 고선호를 보며 웃으며 말했다. "네 방 구조가 우리랑 다른 것 같네."
고선호는 머리를 갸웃거리고 배지혜를 쳐다보았으나
배지혜는 못 본척하고 재빨리 방을 훑어보았다.
다르다고 하긴 했지만, 그냥 거실이랑 방 하나가 달린 구조라 아주 넓어서 방이 한눈에 보였다.
침대는 바닥에 놓여 있었기에 사람을 숨길 수가 없었다.
배지혜는 꽉 닫힌 화장실을 보며 뭔가 어색한 듯 물었다. "선호야 내 방 화장실이 문제가 생겨서 그러는데 화장실 좀 써도 돼?"
평소라면 배지혜의 요구가 심하지 않은 이상 고선호는 거절하지 않았다. 화장실을 빌리는 것 같은 '사소한'일은 더욱 거절하지 않았다.
고선호는 순간 표정이 어두워지더니 담담하게 말했다. "안 돼. 다른 여자 모델이나 디자이너한테 가서 빌려. 난 샤워하고 쉴 거니까 너 먼저 가 봐."
"하지만 다들 잘 텐데..." 배지혜는 곤란한 표정을 지었다. 항상 고선호한테 쓰던 수단이었고 고선호가 번번이 당해주었다.
화장실에 숨어 있던 나유아는 긴장되기도 하고 어이없기도 했다.
'갑자기 화장실은 왜 쓰겠다는 거야?'
'설마 눈치챈 건 아니겠지?'
나유아는 손에 쥔 서류를 더 꽉 쥐었다. 심장이 더 빨리 뛰었고 머리에는 배지혜한테 들키면 뭐라고 설명해야 할지 계속 생각하고 있었다.
'아직 고선호랑 이혼하지 않아서 법적으로 부부인데 내가 내 남편 방에 있는 게 뭐가 문제지?'
'당황해야 할 사람은 배지혜 아니야?'
문밖에서 고선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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