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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2장 저는 그저 일하러 온 사람입니다

갑작스러운 소식을 들은 나유아가 소지철을 바라봤지만 곧 시선을 거두고 전방을 주시했다. "네, 뭐 저랑은 딱히 상관없는 일이네요." 그리곤 담담하게 말했다. 처음 그 말을 들었을 때, 놀라긴 했지만 시간이 지나니 다시 무덤덤해졌다. 나유아는 모든 것을 걸어 고선호를 사랑했었던 3년의 시간을 태연하게 지워버릴 수 없었다. 나유아의 말을 들은 소지철이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맞아요." 제작팀에 들어가면 나유아는 무척 바쁜 시간을 보내야 했다. 하인부터 남자 주인공, 여자 주인공의 모든 사이즈를 일일이 파악해야 했기 때문이다. 물론 남자 주인공, 여자 주인공의 피부색, 분위기, 외모, 메이크업에 따라 의상을 준비해야 했다. 한 달쯤 지나, 엔효는 작품 끝자락에 등장할 의상을 빼곤 모든 배우들의 의상을 거의 다 완성했다. 촬영이 시작된 후, 나유아는 거의 제작팀에서 마련해 준 호텔에서 지냈다. 이른 아침, 나유아가 여자 주인공인 진윤서의 의상을 준비해 주려 그녀의 개인 분장실로 들어서려던 찰나, 안에서 거만한 진윤서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의상이 이게 뭐야, 촌스럽게. 정말 너무 보기 싫어." 곧이어 진윤서의 매니저인 임정화의 목소리도 들려왔다. "자료도 많이 뒤져보고 교수님까지 만났다고 하던데 결국 이렇게 보기 싫은 옷을 만들어 내다니, 호복을 베꼈다는 말도 있더라고요. 촬영 중반에는 가슴을 다 드러내는 의상을 입는 남자 배우도 있대요. 생각만 해도 너무 꼴 보기 싫을 것 같아요." "나랑 그 기생 메이크업이 같다고 들었는데, 그 여자가 내 의상에 따라 코디한테 건의한 거라며. 정말 너무 싫어. 저번 사극 찍을 때, 입었던 옷은 얼마나 화려했는데, 액세서리도 이것보다 훨씬 예뻤어, 그런데 여기에서는 나를 뭐로 분장한 거야!" 진윤서가 불만 가득한 목소리로 말했다. "수정이 콕 집어서 보낸 사람이라고 하던데요, 제가 알아보니까 소 대표님이랑 꽤 깊은 사이더라고요. 소 대표님께서 주 감독도 만나게 해준 거라서 감독님도 마음에 안 들어도 아무 말 못 하는 걸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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