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8장 이천수와 손나연
강준은 자신의 인생이 이제는 암흑 시기를 지나 멋진 인생이 이제 막 시작되고 있다는 걸 알고 있었다.
오후 5시 강준은 김연아에게 배고프다며 준비한 뒤 나가서 먹자고 말했다.
그러나 강준이 옷을 다 입고 나와도 김연아는 옷도 갈아입지 않은 채 욕실에서 이불을 빨고 있었다.
“무슨 뜻이에요? 나가서 안 먹겠다는 거예요?”
강준은 김연아가 나가고 싶어 하지 않는 것 같아 약간 화가 났다.
“너 혼자 나가서 먹어. 난 집에서 대충 먹을게.”
김연아는 손을 닦고 강준 앞에 가서 셔츠를 정리해 주며 말했다.
“너희 집에 온 이후로 며칠 동안 밖에 나가지 않았어. 계속 배달 음식만 먹고 술도 집 아래 슈퍼에서 배달시켰지. 그 사람들이 날 계속 찾고 있어. 그러니까... 지금 같은 시기에는 가능하면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게 좋을 것 같아. 환경을 바꿔서 그들이 날 못 찾게 해야 해.”
강준은 눈썹을 추켜세웠다. 김연아는 강준과 외식을 하는 것이 싫은 게 아니라 밖에서 그녀를 계속 찾고 있을 사람들 때문에 걱정했다. 김연아는 자기 밑에 있던 부하들을 다 해산시켰고 회사도 모두 처분한 뒤 강준이 돌아와서 이민을 어디로 갈지 결정해 주길 기다리고 있었다. 몇 날 며칠 동안 김연아는 강준의 이 작은 전셋집에서 숨어 있었다.
“옷 갈아입어요.”
강준은 차갑게 말했다.
“한 시간 정도 기다릴 테니까 옷 갈아입고 화장도 하고 예쁘게 꾸며요. 빨리요. 꾸물거리지 말고.”
“준아.”
김연아는 진지한 표정으로 말했다.
“네가 날 위해서 그러는 건 알지만 너는 지금 내 남자야. 날 생각해 주는 만큼 너 자신도 생각해야지. 그러니까 내 일에 더 이상 끼어들지 마.”
“그래요. 누나가 지금 이렇게 말하는 걸 들으니까 누나가 정말 다 내려놓은 게 맞네요.”
강준은 김연아가 더 이상 그를 이용하지 않는 것이 아주 만족스러웠다.
이전의 김연아라면 아마도 그와 함께 나가서 일부러 적을 유인했을 것이고 그러면 강준이 자발적으로 그녀를 대신해 싸웠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 김연아는 모든 걸 내려놓았고 이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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