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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6장 김연아가 잘못을 인정하다

김연아는 머리가 너무 아팠다. 어젯밤에 한숨도 자지 않고 술을 마셨기 때문이다. 천천히 침대에서 일어난 김연아는 심하게 느껴지는 갈증에 비틀거리며 침실에서 나와 물을 마시려고 했다. 그러나 침실 문을 열자마자 거실의 조명 때문에 무의식적으로 눈살을 찌푸렸다. 그러고 나서 이내 강준과 눈이 마주쳤다. 강준은 소파에 앉아 있었고 엉망이던 거실은 이미 정리되어 깔끔한 상태였지만 큰 쓰레기봉투 몇 개가 문 옆에 놓여 있었다. 강준은 아무것도 걸치지 않고 나온 김연아를 바라보았다. 김연아는 아직 정신이 제대로 돌아오지 않아 강준을 본 순간 얼굴에 미소를 지었다. 그러나 곧 무언가가 떠오른 듯 자신의 모습을 내려다보았다. “아.” 그 모습을 보고 김연아는 깜짝 놀라며 재빨리 침실로 돌아가 문을 닫았다. “나쁜 놈아 왔으면서 왜 안 깨웠어?” 방 안에서 그녀는 가슴을 움켜쥐고 말했다. 강준은 어이가 없었다. 김연아의 몸은 이미 180번도 봤기 때문이다. 솔직히 말해서 김연아의 몸매는 한 번 보고 나면 또 보고 싶어졌다. 강준은 김연아를 본 사람이라면 누구든 그녀의 몸매에 빠져들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장담했다. “연아 누나, 옷부터 입어요.” 강준은 웃으며 말했다. “입긴 뭘 입어. 넌 이미 다 봤잖아.” 김연아는 입으로 중얼거리며 재빨리 옷을 찾아 입었다. 잠시 후 김연아는 거실로 다시 나와 강준을 위아래로 훑어보았다. 강준은 김민정의 집에서 나올 때 김민정이 준 아르마니라는 브랜드의 옷을 입고 있었다. 시계도 김민정이 사준 몇천만 원짜리 바셰론 콘스탄틴을 차고 있었다. 이 순간 강준은 더 이상 예전의 경비원이던 강준이 아니라 완전히 다른 사람이었다. “강준 너 왜 더 잘생겨졌어?” 김연아는 강준의 명품 옷을 알아챘지만 아무것도 묻지 않았다. 물 한 잔을 들이켠 뒤 담배 한 대를 꺼내 강준의 맞은편에 앉았다. 강준은 고개를 저으며 웃었다. “나 원래도 이렇게 잘생겼는데요?” “그래 너 원래도 잘생겼지.” 말을 마치자 방 안에는 갑자기 짧은 정적이 흘렸고 두 사람 다 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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