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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장 김민정의 계획

연기태와 마전우는 뭔가 이상하다고 느꼈다. 그들은 예전과 달리 눈이 맑아진 강준을 보며 이별의 충격으로 정신줄을 놓았다고 생각했다. 다들 알다시피 정신병을 앓고 있는 사람들이 일반인보다 눈이 훨씬 맑고 빛난다. 지금 강준의 눈은 그들과 별반 다를 바가 없다. “준아, 일단 나가서 얘기하자.” 연기태와 마전우는 서로 눈빛을 주고받더니 곧바로 강준의 양팔을 잡고 밖으로 끌어내려고 했다. ‘정말 미쳤네. 어떻게 이런 곳에서 점심 약속을 잡은 거지? 고량주는 왜 시킨 거야? 이건 우리 수준에 맞지 않은 소비잖아. 어휴, 간 떨어질 뻔했네.’ 그러나 두 사람의 손이 강준에게 닿자마자 그는 BMW차키를 꺼내 테이블 위에 던졌다. 연기태와 마전우는 BMW로고를 본 순간 또다시 얼어붙었다. ‘이게 무슨 상황이지? 준이가 왜 BMW차키를 갖고 있어?’ 강준은 벌떡 일어나 두 사람을 자리로 밀며 말했다. “빨리 주문해. 먹으면서 얘기하자.” 말하면서 그는 마술처럼 테이블 밑에서 돈뭉치를 꺼냈다. 대충 세어보니 10개의 돈뭉치가 눈앞에 나타났다. 툭. 돈을 내려놓을 때마다 테이블은 그 무게를 견디지 못하고 덜거덕거리는 소리를 냈다. 그리고 연기태와 마전우는 완전히 얼어붙었다. 2000만 원이다. “뭐야? 너 부자 됐어?” 연기태는 믿을 수 없다는 듯이 말했다. 마전우도 신이 나서 돈을 집어 들더니 코에 갖다 대며 냄새를 맡았다. “바로 이 냄새야.” 변태 같은 마전우의 모습에 강준과 연기태는 동시에 극혐하는 표정을 지었다. “빨리 주문해.” 강준은 웃으며 말을 이었다. “생선은 천도호에서 갓 잡아 올린 거로 시켰으니까 다른 거 시켜.” “야, 부자 된 사람이 뭔 생선을 먹어.” 연기태는 메뉴판을 보더니 망설임 없이 랍스터 세 마리를 주문한 뒤 샥스핀, 전복죽, 캐비아 등등 한꺼번에 7, 8개 요리를 주문했다. 마전우도 사이드 메뉴로 두 가지 요리를 주문했다. 강준은 흐뭇하게 두 사람을 바라보며 말리지 않았다. 종업원이 나간 후 연기태와 마전우는 다급하게 무슨 일이냐고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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