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8장 연기태와 마전우
5성급 호텔 스위트룸의 침대는 좋았지만 강준은 이리저리 뒤척이며 한숨도 제대로 자지 못했다.
사회 가장 밑바닥에 있던 가난한 청년이 갑자기 벼락부자가 되었으니 몸은 진정되어도 뇌는 여전히 흥분상태에 처해있다.
여자 친구의 양다리와 칼부림 심지어 남편 잃은 여자에게 놀아나는 등 일련의 삶의 변화를 겪은 강준은 하룻밤 새에 뭔가 달라졌다.
예전의 삶은 한 치 앞도 보이지 않는 지옥이라면 지금은 시야를 가렸던 구름과 안개를 헤치고 인생의 또 다른 챕터를 시작한 느낌이다.
활기찬 아침을 맞이한 강준은 일어나서 씻은 후 어제 홧김에 산 명품 옷과 가방에 시선이 사로잡혔다.
사실 어제의 쇼핑에는 자신을 무시했던 사람을 향한 분노가 담겨있었다. 비록 고급스러운 의상이 사람의 아우라를 한층 더 부각할 수 있지만 좀 더 캐주얼하고 싶었던 강준은 명품이 아닌 평소 입는 스타일로 갈아입었다.
고급 운동화에 무난한 반팔티와 반바지를 입고선 어제 새로 산 손목시계를 찼다.
그 후 스위트룸에서 체크아웃하는 게 아닌 레스토랑으로 향해 아침을 먹고 운전하여 컨벤션 센터 인근의 은행으로 향했다.
아침 9시, 은행이 문을 열자마자 그가 가장 먼저 들어섰다.
들어가자마자 유니폼을 입은 채 창구에 앉아 있는 윤지영의 모습이 보였는데 어제와 다른 점이 있다면 안경과 마스크로 얼굴을 꽁꽁 싸맸다.
강준을 발견한 윤지영은 재빨리 시선을 피했다.
“주민등록증과 카드를 주세요.”
목소리마저 갈라진 윤지영은 말할 때조차 고개를 푹 숙였다.
어젯밤 집에서 나온 뒤 그녀는 강준을 찾으러 가는 것이 아닌 모텔에서 하룻밤을 지냈고 친구의 도움으로 방 하나를 구하게 되었다.
잔뜩 부은 얼굴과 눈가에 생긴 피멍을 발견한 강준은 저도 모르게 미간을 찌푸렸다.
하지만 이 일에 대해 묻는 것이 아닌 주민등록증과 카드를 건네주었다.
“여기에는 4억 6천만 원이 들어있어요. 계좌를 개설하고 싶은데 얼마를 저금하면 될까요?”
윤지영은 눈시울이 붉어지더니 눈물을 뚝뚝 흘렸다.
어제 강준과 시간을 보낸 목적이 계약을 따내는 것이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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