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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장

진서국에서 보낸 첫날 밤 연나은은 아주 잘 잤다. 눈 떠보니 어느덧 오전 열 시였다. 그녀가 기지개를 쭉 켤 때 문 앞에서 노크 소리가 들려왔다. “깼어요 언니? 엄마가 만두 빚고 내가 끓였어요. 얼른 내려와서 드세요!” 연나은은 알겠다며 대답한 후 재빨리 세안을 마치고 아래층에 내려갔다. 식탁 앞에 앉자마자 김지아가 그녀에게 만두를 집어주며 기대에 찬 표정으로 바라봤다. 연나은은 아이를 놀리고 싶어 일부러 미간을 찌푸리며 먹었고 꼬맹이도 따라서 표정이 찌그러졌다. 그녀는 조카가 너무 귀여워 품에 와락 안으며 감탄을 연발했다. “지아가 끓인 거야? 너무 맛있어. 나중에 만두 먹고 싶을 땐 우리 지아만 믿으면 되겠네.” 아이의 얼굴에 웃음꽃이 만개했다. “오케이. 만두 먹고 싶으면 언제든지 말만 해요! 내가 다 해줄게요. 그 대신 언니도 나한테 그림 가르쳐줄 수 있어요?” 너무 소소한 부탁인지라 연나은은 고민 없이 바로 허락했다. 결국 아침을 먹자마자 김지아가 그녀를 이끌고 나가서 기어코 그림을 그려달라고 했다. 마침 연나은도 심심했던지라 여기저기 돌아다닐 겸 함께 나섰다. 두 자매는 나란히 손을 잡고 문구점에 가서 필요한 공구를 전부 사놓았다. 곧이어 김지아가 그녀를 데리고 근처 공원에 가더니 호숫가에서 포즈를 취하고 그림을 그려달라고 부탁했다. 연나은도 흔쾌히 동의하며 이젤을 설치하고 도구를 열어 펜을 손에 잡았다. 30분 남짓 그린 후 아이가 지쳤던지 돌담에 털썩 주저앉았다. 연나은은 아이가 물에 빠질까 봐 얼른 외출할 때 챙겨온 장난감을 건넸다. 돌담 옆에 길이 매우 좁아서 그녀가 허리를 숙이자마자 어떤 뚱보가 달려오더니 아예 연나은을 물에 빠트렸다. 안 그래도 호숫물이 깊은데 수영을 못하는 그녀는 물에서 필사적으로 허우적대기 시작했다. 돌담 위에 있던 김지아가 이 광경을 보더니 놀라서 울음을 터트렸다. 아이는 몸을 반쯤 기울이며 그녀를 끌어올리려고 애썼다. 김지아까지 하마터면 물에 빠질 뻔할 때 언덕에서 갑자기 누군가가 달려오더니 일단 아이를 안전지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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