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7장
더없이 익숙한 목소리에 연나은은 멍하니 넋을 놓고 말았다.
그녀는 눈을 비비고 드디어 눈앞의 사람이 진시준인 걸 확인했다.
“삼촌?”
또다시 그녀의 입에서 이 호칭을 듣게 되자 진시준은 기분이 확 잡쳤다.
“이젠 연씨 가문으로 돌아왔으니 앞으로 더는 삼촌이라고 부르지 마!”
그의 말투를 들어보니 아마도 화난 듯싶었다.
하지만 대체 왜 이런 말을 내뱉는 것인지는 도통 이해가 안 됐다.
이전에 그녀의 부모님이 다 살아계실 때도 지금처럼 삼촌이라고 불렀으니까...
그저 17살 때 사춘기에 반항기까지 겪으며 그에게 고백했다가 거절당해서 홧김에 몇 번 이름을 부른 것 말곤 줄곧 삼촌이라고 불러왔다.
연나은은 도무지 이해가 안 됐지만 또 그가 괜히 홧김에 내뱉은 말일까봐 감히 무례하게 굴 순 없었다.
“삼촌, 일단 나 좀 내려놔요.”
그녀가 끝까지 삼촌이라고 부르자 진시준의 안색이 확 어두워졌다.
“다시 한번 말하는데 삼촌이라고 부르지 마!”
이때 옆에 있던 김지아가 언니가 깬 걸 보더니 울음을 뚝 그치고 한마디 끼어들었다.
“삼촌이 아니면 뭐라고 불러야 하는데요?”
두 사람이 나란히 쳐다보자 진시준은 안절부절못했다.
그는 연나은을 바닥에 내려다 준 후 한없이 차가운 말투로 대답했다.
“그냥 내 이름 불러.”
“진시준으로요?”
“진시준으로요?”
김지아도 연나은을 따라 똑같이 묻더니 순진무구한 표정으로 언니를 쳐다봤다.
“언니, 진시준이 누구예요?”
연나은은 손의 물기를 닦아내고 김지아의 작은 손을 다잡았다.
“바로 언니를 구해준 이분이야. 내겐 삼촌이니 지아 너도 이젠 삼촌이라고 따라 불러.”
김지아는 곧장 진시준을 향해 환한 미소를 지었다.
“우리 언니 구해줘서 고마워요, 삼촌!”
‘아까는 오빠라더니 그새 삼촌으로 변한 거야?’
진시준은 주먹을 불끈 쥐었지만 김지아가 워낙 어린애라 더 따질 수가 없었다. 그는 일단 이번 일은 넘어가기로 했다.
이어서 옆에 있는 연나은을 보더니 더없이 단호한 말투로 말했다.
“나 따라와.”
연나은은 시선을 떨구고 아무런 제스처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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