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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4장

소지연은 고성호한테 끌려 번지 점프대로 올라갔고 줄을 서고 있는 손님들을 밀어내고 사장님한테 말했다. "사장님, 두 사람이 같이 뛸 겁니다." 사장님은 표정이 아주 안 좋았다. "줄 서세요, 순서대로 하세요." 고성호는 지갑을 꺼내 안에서 돈을 가득 꺼내 사장님 가슴에 쳤다. "이거면 돼요?" 뒤에 있던 손님들은 불만이 가득했다. "줄 서는 거 안 보여요? 돈이 많으면 다예요?" "이 돈 원해요?" 고성호는 손에 있는 돈을 높게 들었다. 한 두 장이면 모를까, 그가 정말 많이 주었다! 남자 친구와 같이 여자 친구가 나지막하게 남자 친구한테 말했다. "돈만 많은 호구인 것 같은데 먼저 뛰게 해, 조금 더 기다리는 대가로 몇십 만 원을 벌 잖아." 사람들은 모두 입을 다물었고 심지어 어떤 사람은 높게 말했다. "자, 자, 먼저 뛰게 하세요." 고성호는 소지연을 데리고 번지 점프대까지 갔고 직원들이 장비를 입혀주었다. 고성호는 소지연을 가리키며 직원한테 말했다. "쟤한테 먼저 입히세요." 고성호는 소지연이 고소공포증이 있는 걸 알고 있었기에 정말 뛰라고 할 생각이 없었고 그냥 몰아세우려고 한 거였다. 연기를 하려면 제대로 해야 했기에 정말 장비를 착용하면 소지연이 무서워할 것 같았다. "지연아, 못 뛰겠으면 지금이라도 후회해도 돼." 소지연은 아무 말 하지 않았고 결연해 했다. 고성호는 그녀가 정말 뛸 거라고 생각하지 않았고 그냥 고집을 부린다고 생각했다. 뛰기 전에 소지연이 나약해지면 그가 이기는 거였다. 소지연은 장비를 착용했고 직원이 고성호한테 입혀주려고 하는데 그때, 뒤에 있던 사람들이 갑자기 비명을 질렀다. 고성호는 무의식적으로 소지연을 쳐다보았는데 그녀가 이미 점프대에 서 있었다. 고성호는 낯빛이 시퍼레졌다. "소지연!" 소지연은 절벽을 등지고 고성호를 마주하고는 조금씩 뒤로 갔다. "고성호, 넌 내가 고소공포증이 있는 걸 알면서도, 내 약점으로 날 협박했어. 날 사랑한다고 하면서 아낀다고 했잖아, 넌 그냥 오기를 부리는 거야." 고성호는 왜인지 불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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