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8장
허약하게 애교를 부리는 목소리가 영상 너머로 들리고, 하선우와 똑같이 생긴 남자아이가 창백한 얼굴로 병상에 누워 앳된 목소리로 하채원을 불렀다.
순간 하채원의 표정이 부드러워졌다.
“선재야, 엄마도 사랑해.”
하선재는 울먹이는 표정으로 말했다.
“엄마, 어젯밤에 나한테 굿나잇 전화도 안 했어요.”
잔소리 많은 훈남 큰아들 하선우에 비해 작은아이는 애교가 많고 안정감이 없는 정상적인 아이였다. 물론 이건 하채원만의 생각이다.
“미안해. 엄마가 깜빡했어.”
어려서부터 몸이 약했던 하선재가 백혈병 진단까지 받자 하채원은 각별한 주의를 기울였다.
하선재는 입을 삐죽하며 말했다.
“이번만 용서해 줄 거예요. 다음번엔 안 돼요.”
아들이 귀엽게 애교를 부리는 것을 보고 하채원은 마음속의 먹구름이 싹 가시는 것 같아 고개를 끄덕였다.
“할머니와 형은?”
하채원이 또 물었다.
하선재는 그 말을 듣자마자 화난 척하며 말했다.
“이런 걸 물어볼 줄 알았으면 엄마한테 전화하지 않았을 거예요.”
하채원은 울지도 웃지도 못 한 채 참 질투가 많은 아이라고 생각했다.
“그래, 엄마 안 물어볼게. 시간이 늦었으니 일찍 쉬어야 해. 잘 자.”
전화를 끊은 하선재의 얼굴에는 웃음이 사라지더니 우울한 눈빛으로 노트북 앞에 앉아 있는 쌍둥이 형 하선우를 바라봤다.
“엄마가 또 술을 마셨어.”
그 말을 들은 하선우는 노트북을 끄면서 말했다.
“내가 먼저 단현시로 돌아가 돌봐줄 수밖에 없나 보다.”
“응.”
하선재는 눈을 감았다.
건강상의 이유만 아니었다면 그도 돌아가서 그 얄미운 아버지를 만나고 싶었다.
...
하채원은 두 녀석의 속셈을 모른 채 세수를 마친 후 토끼 인형 두 마리를 안고 누웠다.
낯선 침대 때문인지, 오늘 육태준을 만나서인지 하채원은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하고 꿈과 현실 사이를 오갔다.
다음 날 아침, 잠에서 깬 하채원이 시간을 확인하니 아침 5시 10분이었는데 그때야 그녀는 읽지 않은 문자가 하나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차지욱이 배정한 개인 경호원 중 한 명인 정지민이 보낸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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