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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2장

이지원은 자신이 얻지 못한 사람은 강아영도 얻지 못하게 하고 싶었다. 그 이유가 무엇인지 모르겠지만 이지원은 마음이 편안했다. 하지만 다음 날, 서지훈은 조민재와 함께 다시 이지원을 찾아왔다. 조민재는 이지원 앞에서 HD 카메라를 설치하고 거실 테이블에 약봉지를 던졌다. 서지훈은 현관 벽에 기대어 말했다. “먹어.” 겁에 질렸지만 이지원은 애써 웃으며 물었다. “서 대표님, 이게 뭐죠?” “네가 그날 밤 아영이에게 준 걸 돌려주는 거야.” 그의 검은 눈동자는 아무런 감정 없이 마치 날씨를 이야기하듯이 차분했다. 이지원은 서지훈의 옆모습을 보았다. 여전히 잘생긴 모습이 꼭 하늘에서 내려온 신선 같았다. 이지원은 겁에 질려 거의 애원하는 목소리로 그에게 호소했다. 하지만 서지훈은 담배를 피우며 차가운 시선으로 그녀를 내려다보았다. “먹어. 네 얼굴 찍을 거야. 찍히지 않으면 계속 먹어. 완전히 찍힐 때까지.” 이지원은 결국 현실을 받아들였다. 강아영을 위해, 서지훈이 이렇게 할 줄 이지원은 정말 몰랐다. “한 번으로는 충분하지 않은가요? 아직 부족한가요?” 이지원은 물었다. “네가 아영이랑 비교할 수 있을거라 생각해? 네가 뭔데?” 서지훈은 지루해하며 말했다. 이지원을 처리하는 일에 시간을 낭비하는 것이 짜증 났으니 말이다. 더는 선택의 여지가 없다는 것을 알고 이지원은 지난번처럼 약을 삼켰다. 그리고 서지훈은 그때와 마찬가지로 일어나서 나가려고 했다. 이지원은 바닥에 앉아 남자의 당당한 뒷모습을 보며 말했다. “서 대표님... 당신은 강 대표님의 사랑을 마음껏 누리면서 그 사람을 기다리고 있어요. 정말 비열하네요.” 그러자 서지훈은 등을 돌려 이지원의 얼굴을 보았다. 그녀의 표정에는 조롱이 담겨 있었다. 설령 그가 강아영을 위해 무언가를 했다고 해도 그것은 강아영이 원하는 것이 아니었다. 그들 부부 사이의 균열은 이미 생겼고 회복하기 어려웠다. ... 집으로 돌아온 서지훈은 강아영의 업무 경력을 들여다보았다. 그녀는 21세에 파스턴예술대학을 졸업하고 하운 그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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