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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39장

“아니.” 이지원은 서지훈의 설명을 전혀 듣지도 않았다. “안 잤다고? 그러면 그 긁힌 자국은 뭐야? 오빠, 도대체 날 뭐로 생각하는 거야. 오빠의 목숨을 구해준 나한테 어떻게 이럴 수 있어?” 이지원은 슬픔에 잠겨있었다. 난리를 피우는 이지원을 차갑게 쳐다보던 강서준은 화가 날까 봐 이영자와 장서우한테 아이들을 데리고 집 근처 공원으로 산책하러 가라고 했다. “울지 마... 진짜 그런거 아니야. 못 믿겠으면 아영이한테 물어보든가.” 옷을 갈아입고 1층으로 내려온 강아영이 물었다. “저한테 뭘 물어요?” “둘이 잤어요?” 이 말에 강아영은 순간 부끄러워졌다. “지원 씨, 왜 그런 질문을 해요? 제 방에 와서 뭘 했겠어요.” 이지원은 서지훈을 노려보고 있었다. “그게 무슨 말이야...” 서지훈은 차가운 눈빛으로 강아영을 쳐다보았다. “우리 아무 일도 없었잖아.” 서지훈은 역시나 꿈속에서처럼 부드럽고 다정한 모습이 아니었다. 차가운 질문에 강아영은 느긋하게 소파에 앉았다. “사실이잖아요. 어젯밤에 제 방에 들어온 거 맞잖아요. 향기롭다고 했나? 그리고 저보고 지훈 씨 달이라고 했잖아요.” 이지원은 눈물을 흘리고 말았다. “오빠는 나한테 미안하지도 않아? 난 어젯밤에 형수님한테 묶여서 밤새 자지도 못했는데 오빠는...” 강아영은 그녀의 목소리만 들어도 짜증이 났다. 이때 강아영이 일어나 이지원의 옆으로 다가갔다. “알아서 나갈래요? 아니면 쫓아내 줄까요? 알아서 선택하세요. 전에도 말씀드렸던 것 같은데요? 강씨 가문에 다시 발을 들이면 가만두지 않을 거라고.” 이지원은 서지훈의 뒤에 숨어버렸다. 서지훈은 잠깐 침묵하더니 강아영을 쳐다보면서 말했다. “우리가 가면 되잖아. 무섭게 왜 그래.” 그의 말에 순간적으로 조롱당하는 광대처럼 느껴진 강아영은 목이 메고 말았다. 강서준은 눈빛이 어두워지더니 이지원이 소리 지르든 말든 상관하지 않고 밖으로 던져버렸다. 서지훈을 마주할 때 표정이 좋지 않았다. “지훈 씨가 저희 집안일 때문에 이렇게 된 거잖아요. 고맙기도 하고 미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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