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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88장

한편, 차는 오동길을 향해 가고 있었다. 서지훈은 그제야 말했다. “우리 아들 보고 싶네.” 강아영은 서지훈을 바라보았다. 아직 서지훈이 무엇 때문에 화가 났는지 영문을 몰랐다. 그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있기에 기분이 안 좋은 것이라고 추측만 했다. 서지훈이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있으니 강아영은 집으로 향할 수밖에 없었다. 주차장에 도착해서도 서지훈은 여전히 조수석에 웅크리고 있었다. “그만하면 됐어요. 도착했으니까 내려요.” 서지훈은 말이 끝나기 무섭게 문을 열고 내렸다. 집으로 들어가자 서지훈은 소파에 누웠다. 그러고는 불만 가득한 표정으로 물고기 모양의 쿠션을 꼭 끌어안고 있었다. 지금은 예전과 많은 것들이 달라졌다. 서지훈은 계속 예전의 모습들을 떠올랐다. 몇 년 전, 처음 강씨 가문에 인사하러 왔을 때 강아영은 그저 소파에 엎드려 책을 보고 있었다. 지금 도도한 모습은 찾아볼 수도 없었던 시절이었다. 주하진의 말처럼 강아영은 까도 까도 매력 있는 사람이었다. 알아갈수록 다가갈수록 더더욱 사로잡히고 좋아하게 되었다. 하지만 지금의 강아영은 너무도 매정해진 듯싶었다. 강아영은 서지훈의 모습을 보고 인상을 쓰며 얘기했다. “지훈 씨. 여기 우리 집인데 행동에 주의 좀 해줘요.” 서지훈은 벌떡 일어나서 바로 앉았다. 그리고 소파에 기대어 강아영에게 물었다. “아영아. 너 정말 너무 한 거 아니야? 이렇게 매정해도 돼? 침대 위가 아니니 아무것도 모른 체 할 셈이야?” “뭐요?” 강아영은 서지훈의 말에 언성을 높였다. “술 취했으면 잠이나 자요. 괜한 술주정 부리지 말고. 데리러 간 게 뭐가 잘못됐어요?” 서지훈은 억울하다는 듯이 강아영을 바라보았다. 조금이라도 건드리면 울 것 같은 표정으로 말이다. “그만. 됐어요. 그쯤 해요. 더 이상 말싸움하고 싶지 않아요. 올라가서 태웅이만 보고 내려와요. 집에 데려다줄게요.” “나 여기서 잘 건데?” “안 돼요. 여기서 어떻게 자요! 우리 엄마라도 보면 어쩔 셈이에요! 엄마가 보시면 뭐라고 생각하실지 걱정도 안 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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