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52장
김건우는 3층 창고 방바닥에 앉아 있었다.
그의 시선은 상자 안에 담긴 상장과 각종 표창장에 머물렀는데 모두 상태가 새 것처럼 깨끗했다.
처음 받았을 때 그대로 보관했기 때문이다. 가족이 없었으니 자연히 그런 것에 관심을 가질 사람도 없었다.
어릴 적 그는 이 상장들을 보며 결심했다. 언젠가 부모님을 찾으면 이것들을 보여주고 이렇게 말할 거라고.
“나 이렇게나 우수한 애였어요.”
그러나 서른여덟이 된 지금 어린 시절의 자신과 비교할수록 김건우는 오히려 초라해졌다. 그 상장들은 이제는 그저 조롱처럼 느껴졌다.
새벽, 핸드폰이 갑작스럽게 울렸다.
전화가 온 화면을 보고 김건우는 잠시 멈칫했다가 황급히 전화를 받았다.
“아영 씨, 무슨 일이에요?”
“별일은 아니고... 저 다리가 부러졌어요.”
“뭐라고요?”
“건우 씨가 다니던 초등학교에 가봤거든요. 그런데 그 교장 선생님 정말 별로더라고요.”
강아영이 말했다.
“사람들을 어찌나 많이 동원했던지... 차가 전복됐어요.”
그녀의 말투는 지나치게 차분해서 순간적으로 진위를 판단하기 어려웠다. 하지만 그녀가 안성에 갔다는 것은 사실이었다.
그곳은 허이경이 단시간에 사람을 보낼 수 있는 곳이 아니었으니 현장의 정확한 상황을 파악하기는 힘들었다.
그런데 서지훈에게도 전화가 왔다는 것은 안성 쪽에 정말 문제가 생겼음을 의미했다.
“나한테 위치 보내요.”
전화를 끊고 김건우는 허이경에게 전화를 걸었다. 허이경 역시 안성에서 큰 교통사고가 발생했다는 소식을 들은 뒤였다.
그렇게 잠시 고민하던 김건우는 결국 안성으로 가기로 결심했다.
...
강아영은 안지은의 병실에서 나와 문 앞에 서 있는 윤민성을 발견했다.
그는 안으로 들어가지는 않고 문틈으로 안을 들여다보고 있었다.
“지은이 찾아줘서 고마워요.”
강아영이 그렇게 말했지만 윤민성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잘 돌봐줘요. 발목을 너무 심하게 삐어서 꽤 오래 쉬어야 할 겁니다.”
안지은의 발목은 붓기가 심해 마치 커다란 만두 같아 보였다.
목에 난 긁힌 상처까지 포함해 윤민성은 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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