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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51장

서로의 감정이 아무런 변화가 없어도 괜찮다고 생각했다. 사람과 사람 사이의 인연은 늘 이렇듯 미묘하니까. 특히 두 사람이 어느 정도 만나면 반드시 함께해야지, 함께하지 않는 건 잘못된 거라는 규정도 없었다. 성인이 반려자를 찾는 게 인생의 큰일인 만큼 신중하고 천천히 하는 건 당연하다고 생각했다. 몇 년 동안 그녀는 많은 일을 겪었고 잃은 것도 많았다. 그는 그녀가 무엇을 힘들어하는지, 그리고 그동안 시간을 바쁘게 보낸 게 자신의 아픔을 잊기 위해 발버둥 친 거라는 것도 알고 있었다. 그녀가 김건우를 선택해도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녀만의 생각이 있다는 걸 아니까. 그를 만났을 때 그녀는 일부러 피했다. 아무래도 그에게 미안한 생각이 든 듯했다. 왜냐하면 과거에 자신의 문제를 잘 해결하지 못하고 ‘건드린’ 바람에 서지훈에게 내쫓겼기 때문이었다. 그녀는 준비를 마치기 전에 그에 대한 마음을 드러내지 않았다. 사랑하지 않아도 되고 준비가 채 되지 않아도 상관없었다. 이건 그와 그녀 사이의 문제이기에 지민처럼 그녀를 난감하게 하진 않을 것이다. 주하진은 휴대전화를 꺼내 강아영의 번호를 찾았다. 하지만 전화를 받기 전에 다시 끊어버렸다. ... 강아영은 호텔 매니저 양민주와 함께 그녀의 시댁에 가서 도와주었다. 지형이 낮고 배수가 잘되지 않아 그곳에 사는 건 매우 위험했다. 올해 특히 비가 많이 내려서 더 위험했다. 이 산은 원래 미풍 그룹에서 책임졌고 생태환경을 파괴하지 않는 전제에서 여행 시범 마을로 건설할 계획이었다. 그러면 산에 사는 젊은이들이 나가지 않아도 되고 아이들과 노인들도 외로울 일이 없었다. 그런데 프로젝트가 중단되면서 비가 내릴 때마다 길도 잘 통하지 않았고 마을의 집도 위험한 상황에 놓이게 되었다. 몇 년 동안 강아영은 산에서 비가 올 때마다 아주 많은 일을 도왔다. 양민주네 집에서 나온 후에도 비가 크게 내리진 않았지만 그래도 꽤 오랜 시간 내렸다. 옆 마을에 산사태가 발생하면서 십여 명이 실종됐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강아영은 이장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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