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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05장

김선애는 그해 서지훈이 해성을 떠나 호운국으로 갈 때 했던 말을 강아영에게 들려주었다. “그때는 우리가 너랑 결혼하라고 강요해도 언젠간 걔도 널 좋아할 줄 알았어. 엄마가 자기 아들을 해치겠니. 정말로 걘 너를 좋아하게 됐잖아. 그런데 우리가 또다시 이혼하라고 강요하니까 가면서 그러더라. 그 애정을 전부 너에게 주면 좋겠다고. 귀국해서 돌아오면 너에게 하고 싶었던 말을 하겠다고 했는데 안 했지? 나도 너를 지켜주겠다고 약속했는데 그렇게 하지 못했어.” 김선애도 후회했다. 강아영은 똑똑해서 재계에서도 당당히 홀로 맞설 수 있고 어려운 일도 없다고 생각했는데 그런 마음이 오히려 그녀에게 해가 될 줄이야. 강아영의 차분한 마음이 김선애의 말 한마디에 파문이 일었다. “아영아, 지훈이가 고집이 센 것도 다 우리 탓이 커. 너희 둘 사이를 대하는 방식이 우리가 걔를 대하는 방식과 다르지 않으니까.” 강제로 진행된 결혼, 매몰찬 이혼까지 존중이라고 조금도 없었다. 결국 다 돌려받지 않을까. ... 김선애가 간 후 강아영은 소파에 누워 베개를 껴안은 채 멍한 표정을 지었다. 오늘 그녀는 자신이 몰랐던 것들을 너무 많이 알게 되었다. 윤우희의 말대로면 그해 하운그룹의 창립 기념 만찬에 대한 언론의 대대적인 보도는 의도적이었고 임신 9개월인 그녀가 홀로 밖에 있는 게 마음이 놓이지 않아 숨지 말고 돌아오길 바라는 서지훈의 마음이었다. 당시 그녀는 의연하게 산에 있었는데 사실이 이럴 줄이야. 몇 년이 지나서야 알게 된 엇갈린 인연에 강아영의 마음엔 시큰함이 밀려오며 괴롭기까지 했다. 장서우는 그녀 혼자서 안 좋은 표정으로 베개를 껴안고 있자 곁으로 다가왔다. “왜 그래, 괴로워서 그래? 아니면 놓지 못하겠어?” 강아영은 고개를 저었다. “아니, 아쉬울 건 없어. 서우야, 사실 감정은 다 잊히는 거잖아... 나랑 그 사람 그런 일을 겪지 않고 아이가 생긴 뒤 그 사람이 정말 달라졌으면 상황이 지금과는 달랐을지도 몰라. 오늘 윤우희나 어머님이 말씀하실 때 그런 말을 듣는 순간 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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