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71장
서지훈은 아들의 목욕물을 받아놓고 준비를 마쳤다.
하지만 꼬마 서태웅은 옷을 벗지 않은 채 욕실 문 앞에서 고집스럽게 목욕을 거부하고 서 있었다.
“오늘 학교에서 하루 종일 그림만 그렸잖아. 그리고 밥 먹을 때 손도 씻지 않았고. 그래도 아빠는 잔소리하지 않았으니까 오늘은 꼭 씻어야 해.”
이 말을 들은 서태웅은 눈에 눈물이 그렁그렁 맺히더니 입술을 삐죽 내밀며 서운해했다.
서태웅의 눈은 강아영을 똑 닮아 있었다. 눈물을 머금고 그를 쳐다볼 때는 더욱더 엄마를 닮아 보였다.
하지만 사내아이인 서태웅이 툭하면 우는 게 말이 되는 일인가?
“넌 어렸을 때부터 그랬잖아. 목소리만 조금 높여도 금방 닭똥 같은 눈물을 뚝뚝 흘리고 말이야?”
서지훈은 아이에게 다가가 반쯤 쪼그려 앉고는 아이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서태웅은 눈물을 뚝뚝 흘리며 그의 시선을 되받아쳤다.
서지훈이 갑자기 웃음이 터뜨렸다.
지금 서태웅의 모습은 정말 강아영과 똑같았다.
“엄마 냄새를 지우고 싶지 않아서 이러는 거 아빠가 모를 줄 알아?”
서지훈은 아들의 손을 들어 올리며 말했다.
“자, 아빠도 한 번 맡아보자. 엄마의 냄새가 어떤지.”
힘껏 냄새를 맡아보던 서지훈은 얼굴을 찡그리며 말했다.
“땀 냄새밖에 안 나는데.”
그러자 서태웅은 다른 손을 내밀며 이 손이야말로 엄마가 잡아준 손이라는 제스처를 취했다.
서태웅은 이런 때만 협조적이었다.
“이쪽도 땀 냄새뿐이야. 향기롭지 않은데.”
서태웅은 기분이 상했다. 아이는 몸을 비틀며 아빠의 품에 안기더니 또다시 닭똥 같은 눈물을 흘리기 시작했다.
“목욕해야지. 다음에 엄마를 만나게 되면 손도 안 씻은 채로 만날 거야? 에이... 더러워라.”
눈물과 콧물을 줄줄 흘리던 서태웅은 결국 웃음을 터뜨리고 말았다. 그 모습은 정말 우스꽝스러웠다.
“목욕할래? 안 할래? 우리 꼬질꼬질 꼬마 강아지?”
서태웅은 한참을 고민하더니 속눈썹에 눈물을 대롱대롱 매단 채 아빠를 바라보았다. 그러고는 힘겹게 고개를 끄덕이며 목욕을 하기로 동의했다.
서지훈은 엄격한 아버지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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