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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장

“여... 여보.” 서지훈의 말대로 했지만 서지훈은 그저 웃을 뿐이었다. ‘내가 이럴 줄 알았어!’ 눈을 가늘게 뜬 서지훈은 야릇한 미소와 함께 강아영의 귀를 살짝 깨물었다. “왜? 주하진이 네가 내 와이프라는 걸 알게 될까 봐 걱정돼?” 주하진이 문을 여는 순간에야 서지훈은 그녀를 놓아주었다. 강아영은 바로 식탁 아래로 몸을 숨겼다. “형, 아영 씨는요?” 식탁 의자에 앉은 채 여유로운 표정을 짓던 서지훈이 대답했다. “여기 있어.” 입술을 꽉 깨문 강아영이 서지훈의 바지가랑이를 살짝 잡아당겼다. “접시를 떨어트려서.” 허겁지겁 다가온 주하진 역시 허리를 숙였다. “내가 할게요. 손도 불편하잖아요.” 다정한 모습의 두 사람을 바라보는 서지훈의 표정이 살짝 일그러졌다. ‘뭐야? 내가 방해꾼이 된 것 같은 이 기분은? 아까 놓아주는 게 아니었는데...’ 서지훈은 다시 소파로 옮겨 앉아 다정하게 강아영을 챙기는 주하진을 가만히 바라보았다. ‘천하의 바람둥이가... 어이가 없어서...’ 가만히 보고 있자니 왠지 화가 치밀어 서지훈은 결국 자리에서 일어섰다. “공주님 잘 보필해. 난 이만 간다.” 서지훈의 의미심장한 시선이 강아영에게 꽤 오랫동안 머물렀다. 아무렇지 않게 집을 나서는 서지훈을 바라보며 강아영은 미간을 찌푸렸다. ‘아까까지 내 몸을 주물럭거려 놓곤 아무렇지 않은 척하는 거야? 역겨워... 난 서지훈에게 장난감이나 다름없는 존재인가?’ 관심이 가면 잠깐 가지고 놀다 질리면 바로 던져버리는 장난감이나 다름없는 신세가 처량하게 느껴졌다. 문이 닫히는 순간에야 강아영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굳은 표정으로 밥을 먹던 강아영이 문득 말했다. “하진 씨, 우리 당분간 보지 말아요. 네?” 갑작스러운 말에 흠칫하던 주하진이 물었다. “왜 그래요? 내가 뭐 잘못했어요?” “아니요. 너무 잘해 줘서요.” ‘너무 착한 사람이라 상처주고 싶지 않아서요.’ “우리 아직 그냥 친구잖아요. 이렇게 밀어내지만 말아줘요. 제발요.” 그녀의 눈을 빤히 바라보는 주하진의 눈동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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