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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장

순간 강아영은 지금까지 왜 서지훈을 좋아했을까 회의감이 들기 시작했다. 워낙 어렸을 때 만나 그 얼굴에 홀린 것일까? 아니면 다시 돌아오겠다던 그 약속에 속은 것일까? “아영 씨는 외모가 참 출중하신 것 같아요. 연예계에 데뷔하셔도 크게 성공하실 것 같은데요?” 자연스레 사무실 소파에 앉아 다리를 꼬는 이지원은 왠지 본인이 이 사무실의 주인인 듯 행동했다. “하지만 아영 씨, 여자는 외모만 중요한 게 아니랍니다. 능력없이 이쁘기만 한 여자는 결국 다른 남자의 노리개가 될 뿐이죠. 잠깐 신선한 맛에 만나줄진 몰라도 결국 버림받게 될 거예요.” 이지원이 말을 이어갔다. 강아영은 눈썹을 살짝 치켜세우더니 자신의 긴 머리를 질끈 묶고 천천히 이지원에게 다가갔다. 이게 뭐 하는 짓인가 싶어 당황하던 이지원의 시선이 강아영의 가늘고 긴 목선에 닿았다. 귀 뒤에 선명한 키스마크가 눈에 들어왔다. 본인은 모르는 눈치였지만 이지원은 몰래 주먹을 쥐었다. ‘이제 귀국한 지 며칠이나 됐다고 벌써... 그런 짓을. 애초에 결혼하고나서 바로 해외로 간 것도 흔들릴까 봐 그런 게 아닐까? 3년 전의 강아영이라면 지금보다 더 예뻤을 테니까. 그래 누가 봐도 흔들릴 말해.’ “브로치 알아서 돌려줄 거예요? 아니면 내가 그냥 가지고 갈까요?” 차분한 목소리였지만 왠지 압박감이 느껴졌다. 이지원은 강아영의 모습을 다시 훑어보았다. ‘강아영... 생각보다 훨씬 더 성가신 존재잖아? 내 말에 기도 안 눌리고.’ 3년 전부터 그 존재를 알고 있긴 했지만 이렇게 대화를 나누는 건 처음이었는데 생각보다 강한 포스에 이지원은 조금 당황스러웠다. “아영 씨 다시 말씀드리지만...” “대표님, 사모님. 두 가지 호칭 중에 하나로 정하세요.” “상간녀 취급하지 마세요. 사랑받지 못하는 쪽이 더 비참한 거 아닌가요?” 이지원의 매니저로 보이는 여자가 발끈했다. 이에 이지원은 웃음을 터트렸다. “그렇게 사랑하는데 왜 지원 씨랑 결혼을 안 한대요?” 무표정의 강아영이 이지원을 향해 손을 내밀었다. “그 브로치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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