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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장

“네가 하는 거 봐서?” 서지훈이 여유로운 목소리로 대답했지만 강아영은 확실한 대답을 원했다. “구체적으로 말해 줘요. 그렇게 애매한 답은 의미없다는 거 알잖아요.” 이에 서지훈은 대답 대신 그녀의 길고 하얀 목덜미에 흔적을 남기는 일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여기까지 온 이상 그녀가 완벽한 패자나 마찬가지니 강아영에겐 다른 선택지가 없었으므로 최대한 그에게 협조하는 수밖에 없었다. ‘브로치를 포기할 순 없으니까.’ 거친 스킨십에 강아름의 온몸은 욱신거림과 동시에 묘한 쾌감에 사로잡혔지만 서지훈이 그녀를 또 안는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살짝 흐트러진 호흡을 제외하곤 서지훈의 눈동자에 그 어떤 욕정도 보이지 않았다. 눈물이 또 눈치없이 강아영의 볼을 타고 흘러내렸다. 우는 그녀 때문에 기분이 잡친 건지 미간을 지푸린 서지훈은 고개를 젓다 그대로 2층으로 올라가 버렸다. 완벽한 옷차림의 그와 달리 옷차림이 흐트러진 자신의 모습을 내려다보던 강아영은 얇은 담요로 수치심을 가려보았다. 마음 같아선 따귀라도 날리고 싶었지만 엄마의 얼굴을 떠올리며 굴욕을 다시 삼키는 수밖에 없었다. ... 같은 시각, 서지훈은 찬물에 머리를 적시며 마음을 식히고 있었다. 입술을 꾹 다문 그의 머릿속에 어떻게든 쓰러지지 않으려 꼿꼿이 서 있으면서도 목은 저도 모르게 뒤로 넘어가던 그녀의 모습이 떠올랐다. 샤워를 마친 서지훈은 강아영을 무시한 채 바로 침대에 누웠다. 거의 잠이 들려던 찰나, 뭔가 떠올린 듯 일어난 그는 손님방으로 가보았지만 강아영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1층으로 내려가 보니 얇은 담요만 덮은 채 잔뜩 웅크리고 있는 모습이 너무나 불쌍해 보였다. 이마에 손바닥을 올려보니 역시나 열이 나고 있었다. 평소 하얗다 못해 투명하던 얼굴이 열 때문에 빨갛게 달아오른 모습이었다. 서지훈은 그녀를 번쩍 안아들었다. 순간 정신을 차린 강아영이 버둥댔다. “이게 뭐 하는 짓이에요!” “하려고 그런다!” 이에 강아영은 고개를 돌려버린 채 더 움직이지 않았다. 안방 침대에 던져진 강아영은 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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