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65장
“진짜 너무 실망이에요.”
그녀의 말에 서지훈은 심장이 움찔거렸다. 구정날 그녀는 서지훈의 목을 끌어안고 이렇게 말했다.
“기회는 오직 한 번뿐이니 우리 함께 시도해봐요. 나도 진지하게 임할 테니 부디 날 실망시키진 말아요.”
그날 발생한 모든 일은 지금 다시 돌이켜봐도 한없이 달콤할 따름이다.
서지훈은 바로 이 때문에 강아영에게 이 일을 알려주고 싶지 않았다. 두 사람은 분명 서로에 대해 잘 모르고, 너무 익숙한 사이가 아니지만 서지훈은 알고 있다.
다만 그는 자신이 오랫동안 공들여 쌓아온 이 관계가 덧없이 사라져버리는 게 싫었다. 이대로 끝나는 건 너무 원치 않은 결말이다.
“아영아, 난 가끔 네가 이렇게 똑똑하지 않았으면 좋겠어.”
그는 말하면서 몸으로 강아영을 짓누르고 그윽한 눈길로 그녀를 조여오듯 빤히 쳐다봤다.
이어서 손끝으로 그녀의 빨간 입술을 어루만졌다.
“요즘 우리 꽤 잘 지냈잖아. 안 그래?”
그는 강아영의 맑고 영롱한 두 눈을 지그시 바라봤다.
자신의 애틋한 마음을 알아주길 바라는 눈빛이었다.
강아영은 미간을 찌푸리고 그의 말 속에 담긴 뜻을 알아챘다.
요즘 둘의 관계는 확실히 매우 돈독했다.
함께 지내는 방식이나 침대 위에서나 모두 궁합이 잘 맞았다.
다정했던 순간마다, 서로가 흠뻑 젖은 채 꼭 붙어있을 때마다 그녀는 늘 서지훈이 너무 좋다고 과감하게 표현했다.
서로의 감정이 무르익어갈 때 흥을 돋우는 말을 하는 것도 지극히 정상이다.
부부 사이에 서로 몸과 마음이 즐거워지고 더 큰 쾌락을 느끼는 건 애초에 수치스러운 일이 아니니까.
강아영은 심지어 그와 깍지를 끼고 침대를 뒹굴 때 이 남자와 함께 하는 삶이 너무 행복하다고 느껴지기도 했다.
하지만 지금 돌이켜보니 그녀는 너무 볼품없을 따름이었다.
서지훈은 마음을 다하지 않았다. 모든 건 그녀 홀로 느끼는 ‘광란의 밤’이었고 이 몸의 희열일 뿐이다.
“그래요?”
강아영이 쓴웃음을 지었다.
“난 지금 생각해보면 역겨울 따름인데요!”
자신에게 마음도 주지 않았던 남편이 뭐가 좋을까?
어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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