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79장
김수지도 이 점에 동의한다.
하지만 박민혁은 자신을 신경 쓰지 않을 것이다.
게다가 김수연을 향한 박민혁의 사랑은 이제 미칠 정도이다.
"저는 할 말이 없어요." 결국 김수지는 그에 대한 믿음이 여러 번의 실망으로 완전히 무너져 버렸다.
할머니도 당연히 그녀의 마음을 알아차렸다.
하여 할머니는 더 이상 박민혁이 통화로 했던 얘기를 언급하지 않고 덤덤하게 자신의 생일에 대한 얘기를 했다. "박민혁과 개는 들어오지 못한다는 표지판을 기억해?"
김수지는 흠칫 놀라더니 씁쓸한 기분이 들었다. "기억해요."
할머니는 웃으며 말했다. "그건 혁이가 직접 만들어 문 앞에 세운 거야. 네가 자신을 만나고 싶지 않는 걸 알고 네가 마음 놓고 우리 집에서 생일을 보낼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거야."
김수지는 순간 심장이 찌릿했고 가루처럼 되었던 마음이 순식간에 어떤 신비한 마력으로 인해 다시 붙은 것 같았다.
"아직도 그 표지판이 문 앞에 있지만 혁이는 본가로 들어왔어."
김수지도 알고 있는 일이다. 그날 그녀가 돌아갔을 때 박민혁과 똑같은 얘기를 나눴다.
김수지도 그때 조금 궁금했다. 박민혁이 그렇게 큰 표지판을 못 볼 리가 없기 때문이다.
그가 왜 참았던 걸까?
결국 할머니에게 그 답을 들을 수 있었다.
"너만 편하면 개가 되어도 상관없대." 그 말을 하자 할머니의 얼굴도 혈색이 돌아오는 것 같았다. "혁이는 널 따라다니는 강아지가 되고 싶어 했거든."
김수지는 도저히 믿기지 않았다. "할머니, 장난치지 마세요..."
박민혁이 그런 말을 할 리가 없다.
도도하고 고귀해 손만 까딱하면 강남 전체를 움직일 수 있는 사람이 그런 자기 비하적인 말을 할 리가 없다.
게다가 그토록 가까운 할머니에게...
"혁이는 자신이 강아지와 같은 류가 되는 걸 신경 쓰지 않아. 그래서 그날 혁이는 미리 본가 정원으로 들어와 먼곳에서 우리가 생일을 보내는 걸 지켜봤어."
그날 김수지가 받았던 누군가가 자신을 보고 있는 느낌이 틀리지 않았다.
김수지는 순간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 자신이 보이지 않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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