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78장
비록 김수연의 목소리가 망가졌지만 박민혁은 여전히 그녀의 얘기를 듣고 싶어 했고 심지어 두 사람이 동시에 입원할 때도 한시라도 빨리 김수연의 곁을 지키려고 했다.
박민혁은 김수연의 얼굴이 망가진 걸 신경 쓰지 않는 것이 아니라 김수연을 위해 더 적절한 일을 하고 싶을 뿐이다.
김수지가 생각한 것처럼 박민혁은 김수연의 얼굴이 망가진 것 때문에 자신에게 위안을 찾고 자신을 속이는 말을 한 것이 아니었다.
박민혁은 김수연을 한 번도 잊지 않았다...
순간 김수지는 손바닥에 가시가 찔린 것 같아 할머니의 손을 잡고 있다가 천천히 손을 폈다...
그때 갑자기 현관에서 소리가 나더니 문이 열렸다.
이한이 김수연의 명령을 받고 리모컨을 갖고 왔다. "티비를 봐."
그는 차가운 말 한마디를 남기고 다시 방을 나갔다.
티비 속 박민혁은 웃으며 결혼 발표를 하고 있다.
내일, 두 사람은 결혹식을 한다.
얼마나 기다리기 힘들었을까?
할머니는 화가 나 눈물을 흘릴 지경이었지만 김수지가 그 자리에 있기에 참았다.
자신이 울면 김수지가 분명 더 슬퍼할 것이다.
계속 참고 있다가 할머니는 갑자기 심장이 이상한 것 같았다.
할머니는 김수지에게 얘기하려고 했지만 티비 속 박민혁이 결혼 발표하는 장면을 보고 말을 삼켰다.
사실...
할머니는 자신이 키운 민혁이 이렇게 무정한 사람일 줄은 몰랐다.
하지만 김수지와 그 얘기를 할 용기가 나지 않았고 말할 수도 없었다.
그렇게 두 사람은 조용히 티비를 보고 있었다. 그때 김수연이 왕관을 꺼냈고 결혼 발표를 한 뒤 박민혁이 착용해 주게끔 했다.
두 사람은 정말 완벽하게 준비했다.
다행히 김수지도 아무런 준비가 없는 건 아니었다.
전시회가 끝난 뒤, 김씨 집안의 의류 사업에 큰 사고가 생길 것이다.
그녀가 지난번 온성 그룹에 향했을 때 의류 품질이 안 좋은 걸 알아차렸다. 그대로 시장에 투입되면 반드시 타격을 받을 것이다.
그래서 김수지는 김수연이 전시회에 참여하도록 열심히 노력했던 것이다.
단지...
김수지는 김수연의 우승까지는 바라지 않았다.
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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