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70장

쉬지 않는 기계처럼 계속 그녀의 심장을 후벼팠다. 김수지의 눈에 다시 눈물이 일렁였다. "너 김수지라는 거 알아, 내 마음 확신하고 나서 너랑 김수연 헷갈린 적 없어." 박민혁의 목소리는 단호했다, 이런 난처한 상황에서도 특유의 말투를 가지고 있어 사람의 귀에 쏙쏙 박혀 들어 무시할 수 없게 만들었다. 이것이 바로 이 남자의 매력이었다. 몸에 걸레 같은 옷을 입고 있다고 해도 고귀함은 줄지 않았다. 박민혁은 자신을 뚫어져라 바라보던 김수지를 보더니 다급하게 설명했다. "너한테 아무 남자가 보낸 거 아니야, 김수연을 위한 건 더더욱 아니고! 나는 너 기쁘게 하려고! 나는..." "그만해!" 지현을 자신의 침대 위로 보내놓고 그것이 자신을 기쁘게 하기 위해서였다고 말하다니. 김수지는 그런 생각을 한 박민혁 덕분에 감동해 눈물이 날 것 같았다. "네가 생각하는 나는 정말 그렇게 볼품없는 여자야?" 그녀가 정말 지현을 좋아한다고 해도 이런 저급한 수단으로 그를 얻어야 할 필요가 있을까? 김수지는 박민혁의 심장을 쿡쿡 찌르더니 화가 난 듯 빠른 속도로 말을 내뱉었다. "박민혁, 너 속으로 내가 너한테 고맙다고 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지? 네가 지현이 아닌 다른 남자를 보내지 않아서." 박민혁은 무참하게도 김수지를 욕보였다, 김수연이 아닌 김수지를 위해서라는 말을 하며. 정말 그렇다면 그는 그녀에게 원하는 것이 뭐냐고 물어봐야 했다, 몇 번이나 아이에게 손을 대려고 했던 김수연을 처리했어야 했다. 여기서 이렇게 가짜 사랑을 속삭이며 황당한 말만 늘어놓는 것이 아니라. "나 이제 네가 한 짓에 면역력 생겼어." 김수지는 박민혁의 등이 길가의 나무에 닿을 때까지 그를 몰아붙였다, 비가 내리는 어둠 속에서 그녀는 그 누구도 범접할 수 없는 분위기를 풍겼다. 천천히 손을 내린 김수지의 눈에 피곤함이 서렸다, 그 속에는 억압된 고통도 담겨있었다. "박민혁, 한 사람을 사랑하는 건 입으로 나불거리기만 하면 되는 게 아니야." 김수지가 작은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사랑하는지 안 하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