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40장
남자 목소리와 여자 목소리 중간의 그 어딘가, 조금 거칠면서도 날카로운 듯한 목소리는 듣다 보면 로봇 같은 느낌도 있었다.
안소희는 그것을 알아차리고 파파라치 본능으로 카메라를 꺼내 건물주의 사진을 찍으려고 하다가 김수지의 눈빛에 제지당했다.
“그 사람 낯가려.”김수지가 입 모양으로 얘기했다.“어차피 우리한테 위협이 되는 것도 아니니까 얼굴을 알 필요는 없잖아.”
“알겠어.”안소희는 약간 아쉬워하면서 카메라를 집어넣었다.“괜찮은 남자 좀 찾아주려고 했는데... 됐어. 쳇, 밥이나 먹자.”
그녀는 테이블 위에 가득 놓인 음식들을 가리키며 눈을 반짝였다.
김수지는 입맛을 다지는 안소희의 모습을 보고 그녀의 생각을 더 추궁하지 않았다. 그저 가볍게 노려보면서 아직 아무거나 씨가 있으니 말조심하라는 신호를 보냈다.
안소희는 메롱하는 표정을 짓고 그녀와 함께 테이블 앞에 앉았다.
하지만 자리에 앉자마자 김수지와 안소희의 표정이 변했다.
이 요리...
안소희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수지야... 너, 너희 집주인이랑 이렇게 친해? 그 사람이 네 입맛까지 다 알 정도로?”
테이블 위에 놓인 건 모두 김수지가 좋아하는 음식이었다.
김수지도 흠칫했다. 그녀는 고개를 들어 병풍 뒤에 있는 그림자를 쳐다보았다.
하지만 가림막이 두꺼워서 집주인의 모습을 완전히 가리고 있었다.
최선을 다했지만, 그저 집주인의 뒷모습 윤곽만 보일 뿐이었다. 하지만 김수지는 이 사람이 익숙하게 느껴졌다.
방에 들어온 순간부터 김수지는 익숙한 분위기를 느꼈다.
“아무거나 씨?”김수지는 시험 삼아 그를 부르며 그의 목소리를 들어보려고 했다.
“네.”여전히 남자인지 여자인지 모를 목소리였다. 약간 로봇 같기도 했다.
박민혁과는 아무 상관이 없다.
지현과도 전혀 상관이 없다.
김수지는 그제야 조금 안심했다.“우리 밖에서 먹는데, 혼자 안에서 드실 거예요?”
“네. 전 낯을 가려서 사람을 만나는 걸 싫어해요.”
집주인은 이 얘기를 했었다. 다만 김수지는 그가 이 정도로 낯을 가릴 줄 몰랐다.
“거기 통풍은 잘
Locked chapters
Download the Webfic App to unlock even more exciting content
Turn on the phone camera to scan directly, or copy the link and open it in your mobile browser
Click to copy lin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