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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06장

하지만 박민혁은 양보하지 않았다. 다음 순간. 김수지가 계속 박민혁과 대립하려고 할 때, 지현이 나타났다. 그는 마치 하늘에서 내려온 구원자 같았다. 차를 천천히 김수지 옆에 세우고 말했다. "데리러 왔어." 확고하고 자연스럽고 익숙한 멘트였다. 김수지는 기꺼이 승낙했다. "역시 우리 자기밖에 없어." 말하면서 김수지는 차문을 열고 차에 올랐다. 박민혁은 혼자 자리에 남아 차가 사라지는 모습을 바라보았다. 그의 눈빛은 무너질 것 같았다. 잘못 들은 거 아니지? 김수지 바름 지현을 뭐라고 부른 거야? 자기? 박민혁은 이틀 전에 보았던 김수지와 지현이 함께 웃고 이야기하는 추적 사진을 떠올리며, 마침내 이해했다. 마음에 큰 구멍이 열린 것처럼 아프고 찢어지는 것 같아 숨이 막히는 느낌이 들었다. 그는 두 걸음을 물러났다. 이때 김수연이 달려와 박민혁의 등을 부축했다. "민혁 오빠." 민혁 오빠. 이 부름 소리에 박민혁은 다시 어릴 적 이야기가 떠올랐다. 그 때의 김수연은 박민혁 앞에서 늘 착하고 귀여웠다. 그런 예쁜 성품 때문에 그렇게 추운 날씨에 그를 구할 수 있었던 것이다. 생명의 은인. 참으로 무거운 정이었다. 박민혁은 그 정이 사랑으로 오해하고 김수연에게 상상할 수 있는 공간과 기회를 주었다. 결국 모든 잘못은 스스로 자초한 것이다. 박민혁은 속으로 탄식하며 천천히 몸을 세우고 김수연을 바라봤다. "오늘 메이크업 너랑 어울리지 않아. 다시는 이렇게 꾸미지 마." 말을 끝내고 박민혁은 바로 진영이가 운전한 차에 탔다. 그는 오늘 김수지를 만나로 온 것이다. 김수연은 두 사람이 앞 뒤로 나가는 것을 보고 질투심이 심장을 뚫고 나올것 같았다. 그녀는 손을 들어 얼굴을 마구 비볐다. 화장이 엉망진창으로 더러워지자 대문에서 집 안으로 들어갔다. 양이나는 김수연이 온다는 소식을 듣고 한참이나 기다렸다. "수연아, 얼굴 왜이랴?" 아이섀도와 아이라인은 이미 폐수처럼 검은 액체로 번져 그녀의 눈꺼풀 주변을 덮었고, 잘 그려진 산악형 눈썹 모양도 번져 원래의 일자 눈썹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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